[데일리메디 임수민·이슬비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 자녀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를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시급히 조민씨의 입학취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부산대 측은 성적 발표 등에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법적 결과가 나오면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김병욱 의원 책상 치며 고성…아수라장 속 정회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의원(국민의힘)은 19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차정인 부산대총장과 조민씨의 입학취소를 두고 언쟁을 나누던 중 고성이 오가는 끝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사태가 발생해 국감 정회가 선언됐다.
김병욱 의원은 “입시 부정 사례는 교육부장관이 공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학에서 조치할 수 있다고 했는데 3심까지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전 부산대 총장은 동양대표창장이 허위로 밝혀지면 입학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는데 지금 부산대의 결정은 구성원 전체가 아닌 총장 개인의 독단이 아니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유라 역시 청담고등학교와 이화여대 입학이 취소됐는데 이들은 법도 모르는 집단이냐”며 “왜 총장만 끝까지 대법원 판단 후 결정하겠다는지 국민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부산대 총장인지 조국 일가 변호사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국민의힘) 또한 “2015년 부산대 의전원 모집요강을 보면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입학취소하고 졸업하더라도 학적 말소 등 조치한다”며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조민 씨 부정입학 드러났는데 왜 아무 조치가 없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독단적 판단이 아니고, 조국 전 장관과는 만난 적도 없고 휴대폰 번호도 모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조국과 가족 때문에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부산대 동문들이 현 사태를 부끄러워한다”며 “조민 입학성적을 허위로 발표한 공정위원장은 사퇴했는데 부산대 총장은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차정인 총장은 “학교 행정의 옳고 그름을 학생들 여론에 맡길 수 없다”며 “정유라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청담고 입학취소를 결정하고, 이화여대가 입학취소결정을 했으며 학내 구성원이 범죄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입학취소를 바로 할 수 있어서 부산대의 경우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임 부산대 총장은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입학취소한다고 했기 때문에 내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니다. 절차를 위한 준비를 마쳤고, 어느 시점에서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논란의 상황이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총장 "조민 성적 잘못 발표는 ‘단순 실수’"
이날 국정감사에서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은 “부산대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1심 판결문에도 나온 조씨의 이전 대학 성적 사실관계를 틀리게 발표한 것은 단순 실수로 보기 힘들다”며 “오히려 조민 씨에게 면죄부를 주려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부산대는 지난 8월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예비행정처분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씨의 이전 대학 성적이 서류통과한 30명 중 3등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경심 교수의 1심 판결문에 조씨의 이전 대학 성적이 1단계 전형 합격자 30명 중 각 24등인 것이 밝혀져 공정위원장이 오류를 인정하고 사퇴했다.
정경희 의원은 “1심 재판부는 조민씨가 서류통과 30명 중 24등이었다고 명시했는데 이는 부산대가 검찰에 제출한 성적을 인용한 것으로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 조사를 발표 전 학교 측이 확인하는 게 상식인데 왜 확인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차정인 총장은 “공정위원회는 학내 대학본부 입학전형 업무를 감시·감독하는 기관으로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된다"며 "당시 공정위가 보낸 자료를 대학본부가 검증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뼈아픈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1심 판결문과 내용이 너무 달라 ‘사실을 조작해서라도 조민에게 면죄부를 주려했는가’라는 의구심이 생긴다”는 정경희 의원 지적에 “어처구니없는 단순 착오다. 판결문에 있는 사안을 누가 조작하겠냐”고 부인했다.
차 총장은 "공정위원장을 불러 설명을 들었는데 공정위 분석 결과를 불러주고 타이핑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며 "고의로 조작할 가능성이 없고 그럴 동기도 없는 그야말로 정황적인 단순 착오"라고 밝혔다.
이에 정경희 의원은 "입시 공정성을 확립해야 함에도 직무를 태만히 했고 부산대학교 체면을 손상케 한 공정위 위원장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차 총장은 "공정위원들이 열심히 하던 중 저지른 실수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인정했다"며 "그 경우 징계까지는 과하다고 판단해 공정위원장에게 실수한 사람이 누군지 묻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정위원장이 사퇴한 것으로 되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지적을 잘 유념해서 진지하게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