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정치권에서 비대면 진료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자 의료 산업계에서도 힘을 싣고 나섰다.
법안 발의에 환영의 뜻을 전하는가 하면 위원회를 구성해 규제 개선을 위한 정책제안서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이다. 향후 의료 산업계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고혈압, 당뇨, 부정맥 등 기저질환 재진환자 건강 상태를 원격으로 관리하는 원격모니터링 법적 근거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최혜영 의원도 이달 18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환자에게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혜영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의사와 환자 간 진단, 처방에 대해 '비대면 진료'라는 용어를 신설하고, 비대면 진료 대상을 섬·벽지거주자, 교정시설 수용자·군인, 대리처방자 등으로 규정했다.
또 비대면 진료 시 의료진 책임 범위 및 의료사고 피해보상, 비대면 진료 규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및 개설 허가 취소 등 제반 규정이 담겼다.
이는 앞서 강 의원이 비대면 진료 일부인 원격모니터링 제도화를 담은 안과 비교해 허용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료계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진료 정착을 위한 행보가 계속되면서 업체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19일 비대면 진료 서비스 ‘닥터콜’을 운영하는 라이프시맨틱스는 “개정안 취지에 공감한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도서산간지역 거주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 꼭 필요한 분에게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에 적극 공감한다”며 “환자 치료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더 큰 힘을 보탤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대표는 특히 비대면 진료에서 기술은 어디까지나 의료진을 보조하는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 또는 비대면은 대면을 보조해주는 수단이다.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기술이 전문 의료진 보조 역할이어야만 의료인과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진료 환성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비대면 진료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제시했다.
송 대표는 "한국의 비대면 진료 시장은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걸음마 단계”라며 “정부 차원의 보안 및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가이드와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의 단체 움직임도 더해지고 있다.
18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산하 혁신산업위원회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대비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을 담은 정책제안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뷰노 김현준 대표가 수장을 맡은 위원회는 루닛, 딥노이드, 뉴로핏 등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과 미래컴퍼니, 씨지바이오 등 의료기기 제조업체 47개가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는 향후 수가 신설 등 규제 개선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비롯해 혁신의료기기산업 대국민 홍보와 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5월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를 보완하는 토대로 발전할지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