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정신질환자를 체계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경찰, 소방대원 협력과 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혜우 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국내 정신응급 정책 현황과 나아갈 길'을 발표하면서 정신응급의료체계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과장은 이날 국내 정신응급환자 발생 시 의료기관과 경찰, 소방대원의 협력체계가 부실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짚었다.
일례로 119 구급대원이 정신응급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때 현장 실무자를 동승자로 지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관 간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기관마다 현장대응 업무 지침과 정신응급의료 해석에 차이가 있어 문제를 키운다는 게 이 과장 설명이다.
이 과장은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시스템으로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현장대응 시 주 역할을 중심으로 추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질환을 동반한 정신응급환자를 위한 의료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그는 "신체질환을 동반한 정신응급환자의 경우 다른 환자보다 3~4배 의료적 자원이 투입되는데 이를 보상하는 수가는 부재하다"면서 "이러한 환자를 24시간 대응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첫 정신응급체계 국가 정책 수립, 학계 논의 필요"
이 과장은 강연에서 송경준 서울시보라매병원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정신응급체계 방향성도 제시했다.
이 과장은 정신응급체계는 의료체계를 중심으로 변화해가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급성기정신응급병원, 위기안정화센터 등 3단계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에서는 72시간 동안 내외과적 진료와 처치를 시행한다. 이후 급성기정신응급병원으로 이송해 환자 치료를 한다. 이후 입원 필요는 없지만 위험이 있는 경우 위기안정화센터에서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를 연계한다.
그는 "올해 기본정신건강복지 계획안에 따라 처음으로 정신응급체계 국가 정책 계획이 수립됐다"며 "향후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와 급성기정신응급센터를 중심으로한 정신응급의료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장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정신응급대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학계 논의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히 정신과의사 스스로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