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이르면 2023년 말 개원 예정인 동두천제생병원이 당초 계획인 1500병상 규모보다 작은 200병상으로 문을 열게 된다.
25일 동두천제생병원 시행사인 대진의료재단(대순진리회)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200병상 규모의 별관을 먼저 지은 다음 상황에 따라 본관 설립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별관은 한방병원이 아닌 의과 진료과 위주로 구성된다. 어떤 진료과가 배치될지 등의 세부적인 내용은 현재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95년 1년 대순진리회는 동두천시 지행동 13만9770㎡에 지하 4층‧지상 21층, 1480 병상(양방 1265개, 한방 215개)의 동두천 제생병원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4년 뒤인 1999년, 골조와 외벽 및 내부시설 등 30% 정도만 진행된 상황에서 공사는 중단됐다. 병원 설립을 추진하던 종단 교주가 사망한 뒤 내부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후 병원은 20여년간 이 일대 ‘흉물’로 방치됐다가 지난해 11월 마침내 재착공식을 가졌다.
하지만 오랫동안 공사가 중단됐던 만큼 주변 상황은 바뀌었고, 이에 따라 계획변경도 불가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병원 규모가 크게 줄어둔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처음 건립 계획이 나왔을 때보다 의료법 등 상황이 많이 변했다. 예를 들어 당시에는 같은 면적의 공간에 6개 병상 설치가 가능했다면, 이격거리 기준이 바뀐 지금은 4개 병상만 들여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 수급에 난항이 예상되는 것도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중에서도 특히 서울과 거리가 먼 동두천시 위치 특성상 고급 의료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경기 외곽은 중소병원뿐만 아니라 대학병원도 의료인력 구인난이 심각하다”며 “1500병상 정도 되는 의료기관이면 의사가 200명, 간호사가 300명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앞서 유관기관인 대진대학교는 의과대학 설치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며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병원계도 회의적인 시선이다. 신규 의대를 설치하려면 전국 의과대학 총정원을 늘려야 하는데, 의료계와 다른 지역계과 순순히 받아들일리 만무하다는 얘기다.
이 밖에 그사이 경기 북부지역 최대 규모 의료기관이 새롭게 들어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개원한 902병상 규모 의정부을지대병원이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동두천제생병원과 자동차로 불과 30분 거리여서 지역 환자 수요가 겹친다. 경기 북부권 터주대감인 의정부성모병원도 경쟁 상대다.
이처럼 개원 전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동두천제생병원이지만 지역민들의 기대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재착공식 축사를 통해 “제생병원이 앞으로 경기 북부 거점병원으로서 큰 역할을 다 해주길 바란다"며 “재개원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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