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대한약사회장 및 지부장 선거후보 등록이 오는 10월 30일 시작된다.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들이 ‘성분명 처방’을 언급하며 약계의 오랜 숙원이자 의사단체와의 갈등 지점인 해당 이슈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회장 출마를 선언한 김종환 前 서울시약사회장(전 약사회 부회장)은 지난 25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고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김 전 회장은 “회장이 되면 약사들의 권익, 직능을 가장 위협하는 핵심 현안인 성분명 처방을 해결하겠다”며 “그동안 의약분업 이후 회장에 출마했던 모든 후보들이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아무도 그것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명 처방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는 “병원 주변으로 약국이 밀집하고 일찍 문을 닫는 약국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약국·약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으며, 성분명 처방은 단순히 약사와 의사 간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를 해결치 못하면 약사 직능과 권익의 향상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고 더욱 추락할 것“이라며 “협상이 아닌 투쟁으로 가야만 약사 직능과 사회적 위상의 추락을 막는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행 상품명 처방과 병행하는 방식도 제안됐다. 지난 8월 출마를 선언했던 최두주 전 약사회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냈다.
이달 열린 건강서울페스티벌에서 진행된 대체조제 관련 퀴즈와 관련해 전국의사총연합이 “대체조제를 싼 값의 약으로 조제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며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항의한 것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최 전 실장은 “국민이 더 나은 보건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성분명 처방 등의 새 제도 도입은 충분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상품명 처방 방식은 20여년간 충분히 검토됐고 문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분업제도 성숙을 위해서라도 성분명 처방은 현행 상품명 처방과 병행해서라도 시범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필요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수시로 바뀌는 처방품목을 준비하면 불용 재고가 쌓이지 않는 약국을 찾기 어렵다.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 처방을 하게 되면 굳이 대체조제란 말을 쓸 필요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측은 “성분명 처방은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대체조제 관련 방안이 담긴 약사법 개정안 논의가 이어질 당시부터 취하던 입장을 고수했다.
의협 관계자는 “대체조제·성분명 처방을 적용하면 만성질환의 경우 같은 약이더라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의사가 처방한 약이 약국에서 바뀌어 효과가 없는 등 변수가 생긴다”며 “이에 의사 입장에서는 약을 올리거나 바꿔버릴 수 있는데 이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체조제를 줄 때 값싸게 제공한다고 하던데, 실제로 약국에서 더 비싼 약을 자주 주는 사례도 직접 확인했다”며 “환자 입장에서 더 싼 약을 찾아서 약국을 찾아다니기도 어렵고, 주말에는 연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그 약국에서 약사가 주는대로 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니 사실상 환자의 선택권이 늘어난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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