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한국 의사들의 감정노동 수준이 평균 ‘70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감정노동종사자 전체 평균인 약 62점보다 높은 수치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이하 의정연)는 28일 ‘감정노동 시대, 의사도 감정노동을 하는가’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기준 응답자 총 6507명 중 진료 경험이 있는 의사 5563명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의사의 감정노동 수준은 평균 70.03점(6점 기준 4.2점)이었다. 지난 2015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수행한 조사에서 감정노동종사자 전체 평균이 61.56점이었는데, 이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는 감정노동 수준을 의정연 연구와 다른 척도로 측정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세부적으로는 인구 특성별로 여성(71.69점)이 남성(69.51점)보다 높았고, 30대 이하(70.78점)·미혼자(70.92점) 등 연령이 낮을수록 감정노동 수준이 높게 측정됐다.
직역별로는 전임의(71.48점), 개원의(70. 70점) 순이었고, 진료과목별로는 정신과(75.77점), 재활의학과(73.31점)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충남 지역(71.21점), 서울 지역(70.58점) 등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종별로는 의원급 의료기관(70.92점), 군대·군병원(7058점)이었고, 근무기관 형태로는 사립 의료기관(69.85점)이 국공립 의료기관(69.70점)보다 감정노동 수준이 높았다.
의정연은 한국 의사의 감정노동 수준을 국내 최초로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우봉식 의정연 소장은 “연구결과 한국 의사의 감정노동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의사 감정노동 관리를 위한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방안에 대한 후속연구와 국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감정노동은 외적으로 가능한 표정과 신체적 표현을 만들어내기 위한 감정의 관리를 뜻하는 것으로, 육체적·정신적 노동과 별개인 제3의 노동으로 관심 받고 있는 연구주제다.
연구 대상은 항공 승무원, 호텔근무자 등 서비스 종사자들이었는데, 전산업 직종으로 확대 중이다. 의료계에서는 간호사·병원 직원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의사에 대한 감정노동 연구는 이뤄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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