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국내 위염 임상진료지침 초안이 나왔다. 그러나 관련 국내 연구 등 근거가 부족함에 따라 8개 핵심질문에 따른 권고 중 대다수가 권고 강도 ‘약함’, 근거 수준 ‘낮음’ 등으로 발표돼 향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30일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추계심포지엄에서 강승주 교수(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는 위염 임상진료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를 비롯해 소화기학회, 위암학회, 내과의사회, 가정의학회 등이 권고안 개발에 참여했다. 학회는 “초안을 향후 5년 주기로 개정할 예정이지만 현재 권고 방향과 다른 새로운 근거가 보고되면 개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고는 진단·치료·추적검사 분야 8개로 요약된다. 우선 진단 분야는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 등과 관련이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영상증강 내시경검사는 해당 증상의 진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 위축성위염·장상피화생 확진을 위한 생검 시행 시, 백색광·색소내시경 검사 소견은 근거로 사용하기에 불충분하다. 두 권고 모두 강도는 ‘약함’이며 근거는 각각 ‘매우 낮음’, ‘낮음’ 등이었다.
또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이 고등급인 환자는 저등급인 환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 이를 등급화해서 추적 관찰할 것이 권고됐다. 권고의 강도는 ‘약함’, 근거 수준은 ‘매우 낮음’ 등이었다.
치료 면에서는 헬리코박터 양성 여부와 제균치료 등이 다뤄졌다. 강 교수는 “헬리코박터 양성 위염 환자에게 위암 예방을 위해 제균 치료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권고 강도는 ‘약함’, 근거 수준은 ‘중간’이다.
또 헬리코박터 양성 위축성위염 환자의 경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장상피화생 환자의 경우 이 질환의 호전만을 위해 제균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두 권고 모두 강도는 ‘약함’, 근거 수준은 ‘낮음’으로 제시됐다.
NSAID 미란성 위염 환자에게는 내시경적 호전을 위해 PPI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권고도 나왔다. 권고 강도는 ‘약함’. 근거 수준은 ‘매우 낮음’이다.
강 교수는 “문헌 선택 시 검색 요건에 맞는 위약군을 포함한 무작위 환자-대조군 연구가 없어, PPI와 다른 약제들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미란을 동반한 위염 환자에서 내시경적 미란의 호전을 목적으로 점막보호제를 사용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았다. 이 역시 권고 강도는 ‘약함’, 근거 수준은 ‘낮음’ 이다.
“국내외 위염 연구·근거 빈약, 전문가 의견 수렴 중”
이처럼 작성된 대부분의 권고의 근거 수준이 낮은 탓에 강연 후 학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아쉽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일례로 추적검사와 관련해서는 권고문이 작성되지 않았다.
‘내시경 검사 결과, 장상피화생이 진단된 환자에서 2년 미만 간격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 위암 사망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핵심 질문에 대해 학회는 ‘권고문 없음’으로 답을 정리했다. 관련 국내 연구 등 근거가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날 세션 좌장을 맡은 김재규 중앙의대 교수는 “국내외 근거가 너무 빈약해 여러 가지를 분석하거나 결론을 내는 데 힘든 점이 있었다”며 “위염과 관련해서는 학계 의견이 매우 다양하지만 우리 학회에서 한 번 정리하고 발표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연구비 선정 시 장점이 없어 개인이 연구를 진행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고, 국내서 위염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지 않았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위축성위염·장상피화생 등 이슈가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작성했으며 현재 전문가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있다”고 향후 보완이 필요함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