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수첩] 유전자 분자진단 전문기업 캔서롭이 결국 '상장 폐지' 기로에 놓였다. 주식거래 정지 해제를 위한 노력에도 끝내 거래소 기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캔서롭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선을 다했지만 상장폐지 결정이 나왔다. 거래소 결정에 대해 원인분석과 이의신청 등 대책수립 후 빠른 시일내에 회사 방침을 공지하겠다"며 짧은 입장을 전했다.
캔서롭은 지난 2019년 3월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으며 주권매매거래 정지됐으나 2020년 재감사에서 '적정' 판정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019년 사업연도 내부통제 비정적 의견을 받으면서 또 다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놓이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올해 3월 7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지난 3월 29일 개선계획 이행서를 제출하면서 4월 23일 기심위 심의가 속개됐다.
캔서롭은 그동안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했고 외부에서 추천받은 사외이사와 감사를 선임해 이사회의 감시 기능도 강화했다. 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투자리스크를 관리하고 내부고발제도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체질개선에도 또 다시 상장 폐지 기로에 놓이고 말았다. 캔서롭이 상장 폐지 위기에 직면하면서 거래재개 가능성에 기대감을 품어온 주주들은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주주들의 불만을 사는 건 또 있다. 다름아닌 캔서롭의 미온적인 태도다. 캔서롭은 상장 폐지 판정을 받은날 홈페이지에 고작 다섯줄로 공지를 게재하며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캔서롭을 믿고 지지해온 주주들의 실망감을 키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한 주주는 본지와 통화에서 "3년 넘게 믿어왔는데 이렇게 무책임한 모습에 배신감마저 든다"며 "캔서롭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는 있는 게 맞냐"며 하소연했다.
특히 거래소 발표 시기와 맞물려 이왕준 대표가 돌연 직위를 내려놓은 점을 두고 "상장 폐지를 예견하고 책임을 피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원성이 높지만 캔서롭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글로벌 항암제 개발 전문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캔서롭에게 상장사라는 타이틀보다 자성(自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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