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의약품 불법 제조 문제가 재차 불거진 가운데 유통업계가 “책임 제약사의 회수 비용 지원 없이는 의약품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불순물이 검출된 사르탄류 고혈압약에 대해 대거 회수 조치가 내려진 데 이어 지난 10월27일에는 허가 신청 과정에서 불법 정황이 확인된 J사 ‘텔미듀오정’ 등의 고혈압약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회수·품목허가 취소 조치가 내려졌다.
그간 유통업체들은 회수 대상 의약품이 발생하면 제약사를 대신해서 수거 및 분류·정산 등의 회수 업무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회수 대상 의약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유통업계는 책임 제약사에 비용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회수 업무를 보류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기존 유통마진으로 해당 업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최근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불순물 검출 고혈압약을 제조한 제약사 43곳에 비용 협조 공문을 보내고 회신을 받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협회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에는 J사 제조 3개 품목 및 위탁제조 41개 품목에 대해 회수비용을 받고 진행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회원사들에게 보냈다.
협회는 해당 제약사에 회수비용으로 건 당 기준가에 4000원을 추가 요구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을 거면 직접 회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그간 업체들은 회수 업무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 서비스 차원에서 무상으로 진행해왔다. 그런데 인건비와 기름값은 매년 치솟고, 제약사들은 계속해 유통마진을 깎으려 든다. 곳간에서 인심 나는 법인데 우리도 이제 남는 게 없어 회수 업무를 못 한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한편, 내년 1월부터 식약처 개정령안에 따라 백신 등 생물학적제제의 보관·배송 관리가 강화된다. 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수송용기·냉동 차량·자동온도기록장치 등을 마련하고 있어 고정비용이 상승할 전망이다.
협회는 앞서 제약사 180곳에 협조 요청을 했으며 향후 약국 배송 시 추가 비용에 대해 제약사와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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