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외과 전공의 대부분이 한번은 사직을 고려하는 가운데, 이들이 사직을 고민하게 되는 실제 원인과 책임지도전문의가 생각하는 원인 간에 적잖은 차이(갭)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스위스호텔에서 열린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민선영 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외과 전공의 번아웃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외과 전공의 중 80%는 사직을 고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책임지도전문의들은 사직을 생각한 전공의 비율을 4분의 1정도로 추정했다.
책임지도전문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전공의들이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전공의들이 사직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책임지도전문의 응답자 중 절반(47.6%)은 ‘개인 성향과 업무가 맞지 않아서’를 주요 원인으로 추정했다. 이어 ▲업무 양 과다(48.5%) ▲구성원 사이 갈등(33.3%) 등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실제 전공의들 또한 ‘업무 양 과다’를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48.5% 응답자가 사직을 고려하는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책임지도전문의들 응답률이 낮았던 ▲타과와 비교해 삶의 질이 매우 낮음(40.8%) ▲피교육자가 아닌 노동자로만 여겨짐(40.8%) 항목을 전공의들은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민 교수는 “특히 ‘피교육자가 아닌 노동자로만 여겨짐’에 대한 책임지도전문의와 전공의들 생각 차이는 주의에서 봐야할 항목”이라며 “노동 강도 외 요소가 사직을 고려하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전공의들은 ▲업무강도가 높음(35.9%) ▲지켜지지 않는 근무시간(34%) 등도 주요 고민사항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전공의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교수-전공의간 면담은 사제관계 개선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면담 후 실제로 개선이 되거나 도움이 되는 사안’이란 질문 항목에서 ‘교수-전공의 사이 문제(폭언, 심리적 압박 등)’라고 답한 전공의는 5.8%에 불과했다.
반면 책임지도전문의 응답자 19%는 이 항목을 가장 개선된 사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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