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야간근무와 유방암 발생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서홍관)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는 2001년부터 2020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2편의 관찰 역학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야간근무와 유방암 발생 주제와 관련해 가장 규모가 큰 메타분석이다.
명승권 대학원장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32편의 관찰 역학 연구 결과를 종합해 분석했다.
모든 관찰 역학 연구를 종합한 결과 야간근무는 유방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구 디자인 종류별로 나눠 메타분석해 다른 결과를 얻었다.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야간근무가 유방암 위험성을 높이지만, 코호트 내 환자-대조군 연구와 코호트 연구에서는 둘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코호트 연구가 환자-대조군 연구보다 더 높은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야간근무와 유방암 발생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유럽의 노동조건 조사에 따르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야간근무(밤 10시에서 새벽 5시 사이에 2시간 이상의 노동)를 하는 인원 비율이 2010년 17%였지만, 2015년에는 21%로 증가했다.
야간근무는 수면 질 저하나 피로와 같은 정신사회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및 일부 암 발생을 높인다고 보고됐다. 또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근무를 발암추정 요인(2A군)으로 분류했다.
연구를 주도한 책임저자 명승권 대학원장은 “유방암의 경우 기존 관찰 역학연구에서 야간근무가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지에 대해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이지 않아 이번에 메타분석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연구마다 야간근무 정의와 개념에 차이가 있고, 대부분 연구가 연구 대상자들의 자가보고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 회상편향이나 분류오류편향으로 정확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추가적인 코호트 연구가 필요하다”며 연구 제한점을 언급했다.
한편, 연구 제1저자인 베트남 국적의 넝 반(Nhung Thi Hong Van) 석사는 명승권 대학원장의 지도 아래 석사과정 동안 메타분석 연구를 수행해 2020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SCIE 국제학술지인 ‘발암( Carcinogenesis; 2020 Impact Factor=4.94)’2021년 10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