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배달의 민족’ 앱이 등장할 때만 해도 동네에 식당이 많은데 굳이 왜 필요하냐는 말이 나왔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시작 단계라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분명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의료계, 약계와 상생 모델로서 나아갈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속 비대면 진료가 한시 허용되며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 일찌감치 비대면 진료 초석을 닦은 기업이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엠디톡’을 운영하는 2016년 5월 설립된 엠디스퀘어다. 현직 치과의사인 오수환 엠디스퀘어 대표는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의료와 IT의 접점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
그는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갔을 때 외지인이 쉽게 현지 병·의원을 찾을 수 없는 점에 문제를 느끼고 사업을 구상했다.
당초 재외국민·해외여행객 등과 한인 의사 간 상담 연결 서비스 형태로 출발한 엠디톡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다운로드 수 1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오 대표는 “만족스럽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으며,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야간·공휴일에 병원에 가기 어려운데, 병원에 반드시 가야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드시 가지 않아도 되는 만성질환자나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자영업자 등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직도 맡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7월 비대면 진료 관련 스타트업들이 모여 출범한 단체다.
오 대표는 “그간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 논의만 이어지고 있는 점에 문제를 느끼고, 국민과 환자들 목소리를 대변하자는 취지에서 모이게 됐다”며 “비대면 진료는 시대적 흐름이고, 이에 앞으로 들어올 해외기업들에 앞서 토종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기반을 닦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회는 긴 호흡으로 의료혁신 분야 관련 토론 장(場)을 만들어 나가면서 보건복지부·국회 보건복지위원회·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등과 간담회 등 토의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며 “플랫폼 이용 사례와 통계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외국민, 해외여행객들 의료 접근 어려운 점 문제 느끼고 사업 구상"
"환자 목소리 대변하고자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지나치게 상업적 성격 띠지 않도록 균형감 필요"
그간 엠디톡을 포함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는 우려 속에서 의료계·약계와 갈등을 지속해왔다. “오진·의료사고·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 대표는 “보험적용 비대면 진료 건수가 현재까지 270만건이 넘었으나, 이 우려들이 실제로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동네 의원들이 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짧은 진료시간 때문에 환자들 중 대면진료에 불만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 사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은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고, 통화를 하면 환자의 말을 더 경청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던 환자 입장에서도 추후 대면진료가 필요한 경우, 내 말을 더 잘 들어줬던 의사를 직접 찾아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만큼 비대면 진료 사업은 앞으로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중단될 수도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일명 ‘기로’에 놓여있는 현 상황에서 오 대표는 비대면 진료 사업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비대면 진료를 무제한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게 아니다”며 “지역 기반으로 제한할 수 있고, 사업 참여 기관의 비대면 진료·처방 일일 건수를 제한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다양한 상생 대안을 가지고 있고, 언제든 협의할 생각이 있음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오 대표는 또한 “의료서비스는 어디까지나 공공적인 영역이고,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너무 상업적 성격을 띠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생적 모델로 자리잡을 때까지 논의와 개선을 계속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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