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차기 이사장직을 둘러싼 갈등이 한양대병원 이오영 교수(부이사장)의 대웅 사외이사 사임으로 봉합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된 이오영 교수가 지난주 대웅에 사외이사 사임을 통보했다. 대웅 측은 "이오영 교수가 학회 이사장직 수행에 전념코자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일부 논란이 해소되면 이 교수는 이번달 중순부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이사장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사장 임기는 2년이다.
김형길 소화기내시경학회 회장은 "원래 계획대로 이오영 부이사장이 이사장을 맡는다"며 "일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가 됐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학회를 잘 이끌어 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학회 일각에서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된 이 교수가 대웅 사외이사와 함께 대웅제약 임상시험을 총괄한 것이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면서 불거졌다.
특히 대웅이 대웅제약의 지분을 절반가량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었다. 회사 감시 의무를 가진 사외이사가 임상시험을 총괄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웅 사외이사는 지주사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일 뿐 계열사 운영까지 관여하지 않으며, 직접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또한 이 교수는 '임상 총괄 책임자'가 아니라 '임상시험 조정자(CI)'였다. 사외이사로 재직한 지난 2018년 이후 참여한 4건의 임상에서 대부분 CI 역할만 수행했다.
서울대병원, 가톨릭의료원 등 20여개 의료기관 연구자들과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별히 별도 영향력을 행사한다거나 공정성을 해칠 수 없고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양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할 때도 자체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검토와 심의,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학회는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활동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한 가지 사안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이슈로 학술단체가 이권 싸움을 하는 집단처럼 호도될까 우려된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한편, 학회 인사들의 내부 갈등으로 대웅제약은 더 큰 곤혹을 치렀다.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비화됐다. 투명하게 연구 개발과 회사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 "더 이상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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