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명 가수가 암을 진단 받아 투병 중이라며 SNS(인스타그램)에 의사가 발급한 진단서를 올렸다.
이후 그 진단서가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고, 이 가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 했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의사에게 의료에 관한 전문가라는 강한 신뢰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의사가 발급해주는 진단서 기재 내용을 그대로 믿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형사재판, 특히 상해사건에서 상해진단서는 피해자 진술과 함께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상해진단서 내 ‘전치 2주’ 등의 기재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했다’는 식으로 상해의 정도를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상해 사실 존재 및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상해진단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상해진단서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특히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이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해 의학적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는 다음의 사항을 종합해서 기재 내용의 신뢰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진단 일자 및 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지 등이다.
또 ▲피해자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사가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피해자가 상해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 및 진료를 받게 된 동기·경위, 그 이후 진료 경과 등에 비춰 이례적 사정이 있는지 등이 있다.
"환자 주장-진단 결과 불일치 의심되면 ‘환자 진술에 의한 것‘ 명시해야"
이 같은 법원의 판단 요소들을 고려하면 상해진단서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의사나 환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의사는 우선 ‘임상적 추정’ 진단서를 발급할 경우, 환자가 주장하는 상해 원인 내지 경위·진단 결과가 서로 불일치한 것으로 의심될 때는 반드시 기재된 상해 원인이 ‘환자의 진술’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또 의사는 환자에게 상해 부위와 동일한 기왕증이 있었는지 질문한 후 진단서 비고란에 관련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임상적 진단 후 치료 과정에서 최종 진단을 도출하기 위해 어떤 검사를 시행했는지도 적어야 한다.
한편, 환자는 상해 발생 시 사고 당일 또는 그와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로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상해 발생 직후 상해진단서 발급을 요청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환자의 주관적인 호소와 대략의 증상 정도에 기반한 임상적 추정 진단서를 발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객관적인 검사 결과 등을 기초로 한 최종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또 의사에게 실제 사건 경과와 일치된 상해 원인을 가능한 한 자세히 기재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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