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발사르탄에 이어 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에서도 불순물이 검출된 것과 관련, 대체 약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텔미사르탄과 피마사르탄, 올메사르탄 성분 함유 의약품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국내 제약사들에게 아지도 관련 불순물 시험검사 결과를 11월 30일까지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국내서 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 생산실적이 있는 모든 제약사가 이행 대상이다. 로사르탄 성분은 단일제는 물론 다양한 복합제가 출시돼 연간 처방액 규모가 3200억원 수준이다.
자체 시험을 진행했던 한국오가논은 로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 '코자엑스큐' 원료의약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불순물이 검출된 것을 확인, 지난 11월 18일부터 출하를 중단했다.
오가논 측은 "12월부터 코자엑스큐 원료를 프랑스산으로 변경하고, 내년 1분기부터 새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더스제약이 제조하는 로사르탄 원료 전문의약품은 최근 전량 회수 및 폐기 명령이 내려졌다. 식약처는 위더스제약 안성 제1공장에서 제조된 로더스정 50mg, 로더플러스정에서 아지도 불순물이 나왔다고 공지했다.
발사르탄에 이어 로사르탄에서도 불순물이 검출되면서 대체 의약품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후보로 지목되는 약제는 '텔미사르탄'과 '피마사르탄', '올메사르탄' 등이다.
대한내과의사회 한 임원은 "코자의 경우 20년 이상 처방해 온 약제다.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ARB) 계열 약물이 처음 나올 때부터 사용해 너무 많이 쓰고 있는데 불순물이 검출됐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식약처 공식 발표가 날 때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만약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로사르탄과 비슷한 텔미사르탄이나 피마사르탄으로 스위칭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내과의사회 임원도 "발사르탄 때 너무 큰 혼란을 겪어 이번에는 일선 현장의 어려움이 덜하다"면서 "해당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약물 변경을 원하면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야 할 듯 싶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선 불순물 검출 의약품 파동으로 인해 ARB 고혈압약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발사르탄 사태 이후 텔미사르탄과 피마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의 처방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텔미사르탄의 원외처방액은 2018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6.1% 확대된 247억원으로 집계된다.
피마사르탄 단일제도 2018년 상반기 대비 7.7% 늘어난 23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복합제를 더하면 처방 규모가 대폭 커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텔미사르탄과 피마사르탄은 불순물 검출 고혈압 사건으로 반사이익을 보며 쭉쭉 성장하고 있다"며 "심지어 두 성분 모두 ARB 계열 불순물 시험검사 지시 대상에서도 빠져 더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메사르탄 계열 일부 품목은 불순물 시험검사 결과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식약처 발표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