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재활의학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로봇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국내 재활의학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서 미래 향방을 제시하는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김대열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교수는 "재활도 맞춤치료가 필수"라고 단언했다. 재활의학에 로봇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재활 본질(本質)에 다가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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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로봇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미래 환자들도 로봇을 입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맞춤치료를 받는 날이 올 겁니다.”
고령화시대 재활의학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김대열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재활의학 미래를 이 같이 전망했다.
실제 4차 산업혁명으로 재활치료에 다양한 첨단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김 교수 예견은 미래 공상과학 같은 상상이 아닌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보행재활이다. 로봇보행재활은 지난 1999년 스위스에서 처음 개발돼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외서 로봇보행재활 효과 입증, 특히 뇌졸중 환자 독립 보행능력 향상 큰 기여"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재활치료의 중요한 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유수 병원을 비롯해 김대열 교수가 몸담고 있는 서울아산병원도 정부 의료로봇 보급 사업에 따라 일찍이 로봇보행재활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로봇보행재활은 특히 뇌졸중환자의 독립 보행능력을 키우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보행재활은 절뚝거리면서 걷는 일명 ‘편마비성보행’을 치료할 때 보행패턴을 정상에 가깝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보행재활 효과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로 탄탄한 근거가 마련된 상황이다.
김 교수는 "모든 사람이 로봇보행재활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기존 치료방법보다 환자 근력과 지구력, 그리고 뇌신경응 회복하는 데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김 교수는 현재 뇌졸중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보행재활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뇌졸중환자의 경우 만성기에 접어들면 심폐기능이 떨어지는데 보행로봇을 사용해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면 심폐기능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교수는 특히 "이와 관련된 보험수가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여기에 로봇재활은 치료만족도가 높아 환자 호응도 크다는 게 김대열 교수 설명이다.
그는 “우리 병원만 해도 환자가 특정 로봇을 찾는 사례가 있을 만큼 로봇재활을 경험한 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을 가더라도 로봇재활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요양병원도 로봇재활이 가능한 곳이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재활의학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재활의학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며 "향후 재활로봇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재활의학도 맞춤치료 시대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중증도에 따른 맞춤치료로 재활의학 ‘본질’에 다가가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재활치료에 로봇은 물론 가상현실(VR) 시스템을 이용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개인에게 특화한 맞춤 치료법이 고도화하고 있다. 맞춤치료는 치료 효과는 높이고 통원 비용을 줄여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유리하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 의료로봇 보급사업으로 과거보다 로봇재활이 활성화됐으나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험수가 등 개선돼야 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물론 학계와 산업체 전문가들이 선도적으로 나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치매 환자도 재활치료 통해 일상생활 유지할 수 있어"
김 교수는 치매 재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치매 환자의 경우 주로 약물치료를 받는다고 알고있지만 최근에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며 재활의학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특히 “치매 환자도 재활치료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치매 재활은 환자 주의력, 기억력, 시공간력, 언어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로 진행한다는 게 차별”이라며 “최근 재활의학과뿐만 아니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다양한 재활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맞춤치료를 위한 체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역별 치매센터를 많이 만들고 있으나 대부분 개인이 아닌 그룹 단위로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치매도 맞춤치료가 중요하다”며 “중증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국가 시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