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첨단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술이라고 반드시 혁신의료기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보험 차원에서 혁신의료기술은 환자 편익을 명확하게 입증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26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KMDIA)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개최한 '2021 보험위원회 정책포럼'에서 장준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술등재부장이 혁신의료기술 급여 등재에 관한 심평원 기조를 이 같이 전했다.
이날 강연에서 장 부장은 “건강보험 급여 결정은 특정 의료기기나 치료재료 사용 여부 등으로 구분하지 않으며, 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가 기준”이라는 원칙을 밝히면서 급여 결정 쟁점을 짚으며 고려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의학적 타당성과 중대성 및 임상 유용성, 환자 비용부담 정도, 건보공단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서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장 부장은 보험급여 결정 요인을 ‘건강보험 가치’와 ‘기술혁신 가치’ 등 두가지 관점으로 나눴다.
먼저 건강보험 가치는 ▲보편성 ▲포괄성 ▲치료효과성 ▲비용효과성 등이다.
장 부장은 “건강보험 가치에서 바라볼 때 보험급여 결정은 많은 기관에서 시행 가능한 기술이어야 하며, 질병이나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임상적 효능 개선이 입증된 기술과 환자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기술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혁신의료기술은 아직까지 환자 편익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또 장 부장은 기술혁신 가치로는 ▲특수성 ▲개인맞춤 ▲시의성 ▲수익성 등을 꼽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과 다른 희소하고 특수하면서 개인별 특성에 따른 기술이어야 한다.
장 부장은 특히 "효과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일단 사용해볼 수 있는 최신 기술이어야 하고, 투자비 회수 등 수익성도 따라와야 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다만 장 부장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술이라고 반드시 혁신의료기술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차원에서 혁신의료기술은 치료 효과성 향상과 비용효과성 입증 등 환자 편익이 있는 기술이라는 얘기다. 특히 아직까지 혁신의료기술은 환자 편익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장 부장은 “개발 단계에서 기술 혁신성뿐만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니즈(Needs)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환자에게 어떤 편익을 줄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준호 부장은 이날 혁신의료기술 규제개선을 위한 심평원 정책 방향도 발표했다.
의료기술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분야이지만 산업 발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심평원은 지난 2019년 3월부터 신기술 조기 도입을 지원하는 혁신의료기술 평가트랙을 진행 중이다. 이는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잠재가치를 추가로 평가해 우선 시장진입 기회를 부여하고 사후 평가하는 제도다.
장 부장은 향후 환자에게 주는 의료 편익 여부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내년부터 혁신의료기술 등재방안 마련과 혁신의료기기술 예비등재를 실시하고, 인공지능(AI) 분야 혁신의료기기와 혁신의료기술 평가트랙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특히 디지털치료기기 보험급여 적용 가이드라인도 제정해 나갈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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