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지역 대선공약으로 '울산대학교 제 2병원 건립'을 언급하고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인 울산대병원은 신중론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공약에서 언급된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정원 확대 사안 역시 의료계 정서를 의식,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울산 중구)은 최근 "최근 송재관 울산대 의무부총장(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을 만나 울산에 1000병상 규모의 제2 울산대병원 건립에 대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지역 의과대학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100명 선으로 늘리는 공약안을 준비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건립 지역으로 도심과 인접한 남구와 중구, 울주군 지역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제2 병원 건립 추진 건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측에서 먼저 제안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송 의무부총장도 건립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박 의원실을 통해 “울산시는 도심에 1000병상 규모 친환경적 의료환경을 조성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울산시 최상 종합병원을 목표로 서울아산병원과도 긴밀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국제 수준의 바이오 헬스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송 의무부총장이 건립 의지를 직접적으로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분원 설립 주체가 될 울산대병원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제2 병원 설립이 성사되면 병원으로써야 대환영"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바가 없지만, 의대에서 추진이 이뤄지면 병원에서도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천문학적 규모가 들어가는 대형 의료기관 설립비용 조달방법 역시 주체 측 입장에서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의료계 정서를 넘어야 한다.
실제 울산대병원과 울산시는 지난해 울산의대 정원을 50명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배정된 의대생들이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제2 병원 설립도 함께 내놓았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따른 행보였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오연천 울산대학교총장이 합심해 의지를 보이면서 논의는 급속도로 진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며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울산의대 정원과 제2 병원 설립 논의도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또 다른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알다시피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많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특정 의대정원을 100명으로 확대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표했다.
한편, 이번 공약안과 관련 박성민 의원실 관계자는 “울산지역에 대형 의료기관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는 상황에서 울산대 의대 쪽이 먼저 연락을 취해왔다”며 “울산시 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도 의료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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