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가천대 길병원이 인천지역암센터 지정 10주년을 맞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암센터의 10년 성과를 살피고 암 치료 미래를 모색한 가운데, 특히 암 환자 치료에서 환자의 ‘행복’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암교육센터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미래 암환자 케어 방향과 과제 – 삶과 치료의 균형’이라는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 암 치료는 1993년 생존율 42.3%에서 지난해 69.8%까지 발전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환자에게 암은 무섭고 떨리는 인생의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불안과 목적의식 상실, 절망을 느끼고 있으며 치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마지막 항암 치료가 끝나고 완치를 하면 파티를 하고 축하를 하는 등 희망적인 분위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편이다. 병원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느낀 환자가 75%, 삶의 목적을 못 느낀다는 환자가 84%, 희망이 없다고 답한 환자가 75%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 환자가 쓴 책의 표현에 따르면 환자에게 암 선고는 ‘생태계가 바뀌는 일이자, 일상이 완전히 재구성되고 내가 기획한 미래가 무효가 된다는 것’이었다”며 “암 치료 전후 삶의 질은 확실히 달라진다. 경제적 부담은 물론 후유증 및 신체기능 저하로 고통을 겪게 된다. 이로 인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불안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결국 정상적인 사회 복귀가 암 환자 행복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현재 암 환자 관련 정책은 주로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국가가 모든 것을 맡을 수는 없다. 병원도 가치기반 의료에 초점을 맞춰 환자에게 단순히 생존이 아닌 삶의 질 향상과 일상 복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정재훈 길병원 G-ABC센터장(예방의학과 교수)의 ‘암 빅데이터 플랫폼 활용 및 약제 개발’ 강연과 김찬혁 KAIST 교수의 ‘새로운 세대 CAR-T 치료제 요법’에 대한 강연도 진행됐다.
정재훈 교수는 “길병원은 아주대병원과 함께 암 빅데이터 플랫폼인 ’커넥트‘(CONNECT)에 3차 참여기관으로서 참여 중”이라며 “건강보험공단에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구자가 원격으로 정보 요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전국 많은 병원의 데이터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하나의 포맷으로 묶여 있어 암 환자에 대한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길병원의 경우 특히 데이터 코디네이팅에 특화돼 있다”며 “의뢰자 아이디어를 받아 질병관리청과 건보공단, 심평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나온 데이터를 획득 및 가공해 정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이런 의료 빅데이터를 통한 더 좋은 연구, 더 의미있는 치료법을 찾는 가치 창출을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찬혁 교수는 “T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이용해 제작한 변형 T세포인 CAR-T 치료제가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미 미국에서는 5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고, 임상의 경우 중국이 292건으로 미국의 250건을 넘어서는 등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1건의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 삼성서울병원 공간을 활용해 국내 최초 CAR-T 치료제 생산 GMP 시설을 구축했고, 임상 1상을 마쳤다. 10명의 환자에게서 좋은 효과를 봤다. 올해 임상2상을 승인받았고 앞으로 더 큰 진전을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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