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으로 원격의료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 서울시의사회, 내과의사회 등에서 원격의료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대응을 준비 하고 있는데, 지역의사회에서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장
[사진]은 비대면진료가 의료전달체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토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의료취약지 문제와 관련 공공의료를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에는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의협 기자단은 최근 이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편집자 주]
Q. 회장 당선 후 반 년이 지났다. 도의사회 회무를 이끌어갈 방향은
A. 지난 4월 1일, 45대 집행부가 출범했다. 출범과 함께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로’를 기치로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고,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특히 의사회 전통과 위상 강화, 회원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의사회,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회,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품격있는 의사회, 행복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가는 의사회 등 다섯 가지를 중점으로 경주 중이다.
Q. 회장 선출 후 시·군의사회와 소통, 회원들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파악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A. 포항시의사회 의무이사와 부회장, 회장, 경상북도의사회 의무이사와 부회장, 경상북도보건의료단체봉사단 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원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의사회로 거듭나자고 다짐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시군의사회와 대면할 기회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의협의 활동에 맞춰 회원권익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들의 문의가 가장 많은 실사, 법률, 의료사고, 세무, 노무, 민원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또 3300여 명의 회원 중 3분의 1인 12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한 2021년 5월 29일~30일 온라인 종합학술대회는 전국 의사회중에서도 회원 대비 가장 많은 참석율을 보였다. 지난 11월 7일 회원 및 가족 등반대회를 개최해 100여 명의 회원 및 가족들과 함께 했다. 회원들은 시군의사회는 가까이, 도 의사회는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재확산을 반복 중인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이 있지만 직접 찾아가는 의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지난해 ‘신천지’ 사태로 인해 대구·경북지역 의료기관들 어려움이 컸다. 당시 의사회는 어떤 활동을 했나
A. 신천지발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정말 많은 회원들이 본업을 뒤로하고 봉사해 줬다. 감염의 위험 속에서도 의사의 소명의식으로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이 함께 어려움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은 물품이나 인력 지원 등에서 외면 당한 측면이 있었다. 당시 경상북도의사회 부회장 겸 코로나19 대책위원장으로서 부족한 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십자 또는 도청 등 유관기관을 찾아가 후원을 요청했으나, 이를 극복하는데에는 더 큰 어려움을 느꼈다. 또 정부와 지역 보건소 등 실무자 간의 통일되지 못한 지침으로 혼선이 잦아 일선 의료기관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치단결한 회원들 노력과 도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축적된 노하우와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의, 지원 등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Q. 경상북도의사회가 펼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소개
A. 경상북도의사회는 75년 전 설립 순간부터 지금까지, 진료의 업(業)과 더불어 공동체적 삶의 가치 실현을 위해 힘써 왔다.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는 물론 코로나19 방역‧의료물품 지원, 사회취약계층에 희망나눔 쌀과 도시락 등을 전달했다. 또 국가 재난 사태에 의료봉사를 지원하고, 미래의 의료인을 위한 장학 사업과 지역인재 발굴을 위한 학술상 및 자랑스러운 의사상을 수여하고 있다. 본회는 이런 활동에 전문성과 투명성을 더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시행을 위해 지난 2019년 12월 7일, (사)경상북도의사회 사회공헌사업단을 발족했다. 많은 회원님들께서 보다 좋은 곳에 좋은 의미로 활동하라는 의미로 기부금을 보내주고 있다. 앞으로도 경상북도의사회와 (사)경상북도의사회 사회공헌사업단은 경북도민의 보건 향상과 더불어 ‘행복한 경상북도 만들기’에 이바지 하고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Q. 위드코로나 시행 후 수도권에서는 확진자와 중환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경북 지역은
A. 경상북도는 지난해 급격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낸 만큼 당시 노하우를 통해 보건당국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적극적인 방어를 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안동의료원과 동국대학교경주병원, 영주적십자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생활치료센터로는 구미농협교육원과 문경STX리조트 등이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경북지역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이 80%에 가깝고 민간병원 예비병상 운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월 30일 현재 경상북도에 따르면 포항의료원 등 지역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5곳의 병상가동률이 이날 0시 기준 76.9%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의료원과 동국대 경주병원 병상 가동률은 각각 96.4%, 93.3%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감염병 전담병원별로 추가 병상을 확보 중이다. 아울러 행정명령으로 민간병원 6곳에 확보한 중등증 예비병상 165개도 조만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면 의료 현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의료취약지 해결과 공공의료·공공병원 역할 의문"
"환자 배정 거부 불인정 사유에 '의료인 피로' 등 명시, 대표적인 탁상행정"
"지방 의료인력 부족 문제, 수가와 근무조건 개선되면 해결 가능"
"의협 의정연 정책제안서, 다양한 의견 모으지 못한 점 아쉬워"
Q. 위드 코로나 안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A. 정부 각 부처 뿐 아니라 의료전문가들이 모두 협심해 대처함은 물론 국민들의 경각심을 환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감염병 유행 기간이 오래된 만큼 모두 지치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병상은 물론 인적‧물적 자원 모두 부족함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의료인은 선별진료와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은 엄중하고 급박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방역수칙을 지켜나가며,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정부는 혼란을 야기 하지 않도록 의료전문가와 상의해서 지침을 발표하고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병상 부족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가 병상 확보 명령을 확대하는 등 대응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자 배정 거부 '불인정' 사유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의료인에게 '피로 누적·인력 부족' 핑계를 말라는 식의 '코로나19 환자 배정 거부 치료 병상 관리방안'이 나왔다. 의료현장을 무시한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다. 제발 의료인의 사기를 꺾지 말아 달라.
Q. 코로나19로 공공의료 강화 및 공공병원 설립 주장이 많다. 의료취약지 공공병원 추가 설립에 대한 견해는
A.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야만 하는 공공의료, 공공병원 설립이 과연 의료취약지 해결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운영이 어려운 공공의료, 공공병원은 결국 수도권 의료기관 쏠림 현상에 도태될 수 밖에 없고, 환자들로부터도 외면 받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은 이미 공공의료를 담당하며 정부의 지침과 행정명령에 따르고 있다. 의료취약지에 해결의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해당 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에 정당한 수가와 장비, 인력, 재정을 투입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논란으로 의료체계의 혼란이 가중될까 염려스럽다.
Q.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체감하는 현장의 인력 부족은
A. 최근 울릉군보건의료원 공중보건의 배정에서 필수진료과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및 정형외과 의사가 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세 번에 걸친 모집 공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구할 수가 없었다. 이는 공공의료, 공공병원 설립으로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방증이다. 해당 진료과에 충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고, 보장된 수가와 근무 요건 등이 개선됐을 때에 해결이 가능하다. 의료체계의 확립 역시 필요하다.
Q. 불법 대리수술, 수술실 성추행 사건 등으로 의료계 내부 자율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경북의사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의협의 자율정화위원회 구성에 발맞춰 경상북도의사회 역시 자체적인 자율정화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을 개시했다. 이에 앞서 사무장병원 및 불법 건강검진, 과대 광고 등에 대한 제보를 받아 자체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진료실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사의 명예까지 실추시키는 실정이고, 이로 인해 환자와 신뢰 관계 구축이 어려워진다. 경각심을 가지고 자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회원들에게도 이를 인식시켜 대외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Q. 일부 시도의사회에서 의협 집행부에 대해 협조하면서도 견제도 하겠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어떻게 보나
A. 그간 의료계는 단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중앙회와 시도 지부는 각기 다른 단체가 아니라 하나의 단체라고 생각해야만 하고, 의협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라도 일치된 의견을 따라야 한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의협 산하 지부로서 회무에 협조하며 회원 단합과 정책 제안, 회비 납부율, 궐기 대회 참가율 등 다방면에서 모범을 보여 총 10회,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모범지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단, 중앙회보다 시도 지부가 회원들과 더 가까이 있는 만큼, 의협 집행부 회무와 시도의사회 방향에 다소 이견이 발생한다면 의견을 조율할 필요성은 있다.
Q. 이필수 의협회장은 투쟁과 협상의 균형을 강조하며 국회 등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A. 균형은 매우 중요하고, 힘들다. 지난 의협 제40대 집행부는 회원 투표 결과에 따라 투쟁에 중점을 뒀으나, 결과적으로는 실(失)이 많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41대 집행부는 13만명 의사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대선을 목전 둔 시점에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을 하되, 필요시 투쟁을 불사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Q. 여야 대선 후보가 확정됐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보건의료 정책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대구경북권역은 보수가 다수인 만큼 해당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여당 대선후보의 고향이 대구경북이고, 같은 의료인 후보도 있다. 의료계는 물론 지역적으로 연관된 후보가 많지만, 의협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의사회 역시 중립을 유지하며 협조하고 있다. 특히 각 후보들의 보건의료정책 공약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사전에 파악해서 올바른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Q.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보건의료 분야 정책제안서’를 마련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A.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직역, 지역단체가 많은 의료계 의견을 취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책제안서의 의견 취합 과정이 짧았고, 많은 분야의 의견을 모으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이번 대선뿐 아니라 의협이 정책 제안에 외면받지 않으려면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제안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시도의사회와 공유해 지역 국회의원과 교류하는데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기 쉬운 구조인 의료계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밟아가면서 단결 할 수 있는 기회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
Q. 의협 대의원들은 원격의료와 관련 시대적 상황에 맞게 대응하라고 집행부에 위임했는데
A. 현재 서울시의사회 산하 원격의료연구회 TF 활동 등의 결과를 지켜보며, 미래 의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단, 일방적인 대형병원 쏠림을 야기하는 원격의료 모델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시대적 변화는 우리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화로 원격의료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고,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당연시된 지금 덮어놓고 반대하기보다 비대면 진료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과 함께 책임 소재, 정당한 수가 협의를 통해 의료전달체계에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Q.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 등 여러 사유로 어려움을 느끼는 회원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실을 지키고 환자를 위해 활동하는 회원이 있기에 건강한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코로나19의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줬고, 지금도 질병과의 사투에 열정을 바치는 회원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경상북도의사회 제45대 집행부는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로!’를 기치로 출범했다. 의사회 존재 이유의 가장 첫 번째가 회원을 위한 것인만큼, 회원 권익보호를 위해 전심을 다하겠다. 의사회가 가는 방향을 잘 살펴봐 주시고, 응원과 조언을 통해 지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