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인한 환자 쏠림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곳은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폐업률은 최고 8%에 육박했고, 의원급 폐업률은 3% 내외였다.
권역별 병원 폐업률은 전라권이 타 지역보다 높았는데, 인구감소 현상은 물론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역의료 불균형 및 의료전달체계 붕괴 같은 경고등이 켜졌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정연)는 9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6~2020년 의료기관 종별 폐업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병원급 의료기관 폐업률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7%대로 집계, 가장 높은 폐업률을 보였다. 특히 2018년 폐업률은 7.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병원급은 2016년 7.1%, 2017년 7.7%, 2018년 7.8%, 2019년 5.9%, 2020년 5.8%이었다. 같은 기간 의원급은 3.7%, 3.8%, 3.3%, 3.0%, 3.4% 등으로 3% 내외로 집계됐다.
의료기관 전체 평균은 4.0%, 4.0%, 3.7%, 3.3%, 3.6% 등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 종별 건강보험진료비 총액도 병원과 요양병원에서 낮은 누적 증가율을 보였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각각 42.5%와 44.7%를 보인 것과 반대로 병원 29.4%, 요양병원 29.2%였다. 의원은 32.5%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권역별 병원 폐업률은 전라권이 다른 권역에 비해 높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라권 병원 폐업률은 9.6%, 9.2%, 9.5%, 7.6%, 8.8% 등으로 약 10%에 가까웠다. 같은 기간 전국 병원 폐업률은 7.1%, 7.7%, 7.8%, 5.9%, 5.8% 수준이었다.
의정연은 전라권 병원 폐업률이 높은 이유와 관련해 타 지역보다 높은 전남 지역 인구감소 현상, 지역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 모든 종별 폐업률 평균은 2016년 4.0%, 2017년 4.0%, 2018년 3.7%, 2019년 3.8%, 지난해 3.6% 수준이었다.
아울러 의정연은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지역 병원 폐업률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지난 2008년 부산대병원 분원 설립으로 인해 이듬해 경남지역 병원 폐업률이 9.9%로, 전국 평균인 8.1%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우봉식 의정연 소장은 “의사면허라는 진입장벽이 있는 병원 폐업률이 일반 법인사업자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충격”이라며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됐고, 최근 수도권 대학병원들 분원 설립 추진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은 지역사회에서 건강증진, 질병예방, 건강관리서비스 등 역할이 강화되도록 관련 수가와 의료전달체계가 정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