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임수민 기자] 매년 전공의 모집이 실시되면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빅5 병원. 국내 최대 규모 병원이면서 최고 대우를 하는 만큼 결과에 항상 병원계 이목이 집중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들만의 미묘한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전체 지원 인원은 인기과‧기피과 정원에 따라 갈리지만, 그럼에도 호사가들은 총 경쟁률을 바탕으로 매년 가장 인기 있는 병원이 어디인지 등을 놓고 설왕설래 한다.
9일 병원계에 따르면 2022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빅5 병원 간 순위에는 다소 이변이 있었다.
지난 5년간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 3개 병원이 상위권에서 순위를 다퉜는데 금년에는 예년에 다소 처져있던 삼성서울병원이 치고 올라온 것이다.
5개 병원 중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삼성서울병원(1.3:1)이었다. 110명 정원에 143명이 몰렸다. 병원은 특히 내과에서 22명의 적잖은 정원에도 불구 42명의 지원서가 접수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삼성서울병원의 뒤를 바짝 쫓은 것은 서울아산병원이었다. 123명 정원에 156명이 지원하면서 1.27:1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내과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25명 정원에 35명이 문을 두드렸다.
다음은 국공립의료기관 수장격인 서울대병원이었다. 179명 정원에 208명이 원서를 제출하며 1.16:1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의료원 산하 병원을 통합 모집하는 가톨릭의료원은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결과를 얻었다. 242명 정원에 260명이 지원하며 1.07:1 경쟁률을 기록, 겨우 체면을 살렸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모집에서 통한의 미달 사태를 겪게 됐다. 의료계에서 통징 '서‧연‧가'로 불리며 전통적인 교육기관으로서 자부심이 높던 병원은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올해 세브란스병원은 171명의 정원을 받았지만, 이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167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은 0.98:1로 나타났다.
'기피과' 충원여부가 전체 경쟁률에 영향 미쳐
올해 빅5 병원의 순위 변동 요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모집인원이 가장 많으면서 3년제 전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내과 지원자가 얼마나 몰렸느냐다. 실제 삼성서울병원은 내과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다음은 기피과에 대한 ‘방어’가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소아청소년과(0.5:1)와 같은 ‘최대 위기과’를 충원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산부인과(1:1), 외과(1:1), 가정의학과(0.86:1) 등에서 비교적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아산병원도 소청과(0.75:1)를 제외하고는 외과(1:1), 가정의학과(1:1), 산부인과(1:1) 등 모든 기피과가
정원을 채웠다.
반면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소청과(0.2:1) 외에 산부인과(0.3:1), 외과(0.44:1), 가정의학과(0.8:1) 등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 기피과들의 정원이 크게 비었다.
소위 비인기과로 여겨지는 학회의 이사장 A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개원가가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병원 간판보다 과에 따라 선택을 하는 전공의들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대형병원도 기피과 충원에 애를 먹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