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코로나19 전담병원 현장 의료진들이 ‘번아웃’을 호소함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중단하고 공공·민간 의료기관이 함께하는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은 13일 오후 1시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 지부장은 “환자 배식과 화장실 청소, 소독 뿐 아니라 임종을 지키고 사체 관리하는 일까지 보조인력 없이 하고 있어 현장 간호사들이 피폐해져 있다”며 “대유행 때마다 반복되는 어려움에 이들은 사직만이 살길이라 생각한다. 인력 확충과 중장기적 대응방안을 진정성 있게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 보건의료노조 지부장은 “코로나19 병상 뿐 아니라 선별검사소·선제검사소·백신접종·생활치료센터까지 운영하는 와중 인력을 쥐어짜 재택치료에도 투입했다”며 “전화했을 때 치료키트를 받지 못했다는 환자가 절반이나 되고 받았다 한들 전화로 정확한 상태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재택치료 관리 중 중환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건 응급병상을 신청하고 보호자한테 119를 부르라는 말을 하는 것뿐”이라며 “무거운 마음에 잠 못 드는 의료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섭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지부장은 “9.2 노정교섭 이후 11월부터 코로나19 인력기준을 현장에 적용한다고 했지만, 관련 공문은 ‘권고’로 내려왔다”며 “대유행 때마다 겪어온 상황에서 나아진 것이 현재로선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인력 부족으로 환자들에게 제대로 치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부담감과 업무 강도가 늘어가면서 퇴사자는 꾸준히 쌓여가고 인력 부족은 되풀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순자 위원장은 “장기전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2주만 멈추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민간의료기관 함께 하는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1만 명 이상 확진자 발생을 대비해 긴급히 민간병원 공공 인수 추진으로 충분한 병상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민간병원에 막대한 코로나19 전담병상 운영 손해 보상금을 주면서 병상 확보를 구걸했던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단계적 일상회복 2주간 일시 중단 ▲정부 차원 코로나19·일상회복 컨트롤 타워 재정비 ▲병상운영 효율성 재고와 환자배정·병상 관리 행정역량 강화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함께 하는 총력 대응체계 마련 ▲단계적 일상회복 장기전 대비 법사회 총력대응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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