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됐다. 근치적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세대 의과대학은 이용호 내과학교실 교수, 배수한 의생명과학부 교수, ㈜에스엘메타젠등 공동 연구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고 마우스 실험에서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하는데 간 조직 내 지방 축적을 줄이거나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약만 일부 나와 있을 뿐이다.
연구팀은 지방간염 치료제로 활용 가능한 단백질을 만들고 효능을 점검하기 위해 마우스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지방간염 증상에 대한 치료물질로 활용되고 있는 GLP-1, GLP-2 호르몬을 연결해 하나의 이중 표적 단백질로 합성했다.
GLP-1 호르몬은 포도당(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분비와 식욕을 조절한다. 실제로 인슐린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일어나는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사용된다.
GLP-2 호르몬은 영양 흡수를 위한 장(腸) 환경을 조성한다. 소장 길이∙무게 증가와 함께 미세융모도 길게 해 난치성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쓰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다양한 병인에 맞춰 두가지를 표적으로 하는 물질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서 실제 효능 확인했다. GLP-1, GLP-2, GLP-1/2 호르몬 이중 표적 단백질을 4주 간 이틀 간격으로 각각 마우스에 투여해 간 중성지방과 섬유화 변화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중성지방은 GLP-1/2 호르몬 이중 표적 단백질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GLP-1, GLP-2를 투여한 군보다 각각 22%, 46% 감소했다. 간 섬유화 수치도 30%, 40% 개선됐다. 아무 것도 투여하지 않은 마우스보다는 중성지방과 섬유화 수치 모두 45%정도 낮았다.
이와 함께 마우스 분변을 분석, 이중 표적 단백질이 유래한 장내미생물이 지방간염 치료 효과를 만들었는지 확인했다. 분변에서는 패혈증을 일으키는 지질다당질의 감소와 함께 간 염증과 섬유화를 야기하는 유전자 mRNA 발현이 줄었다.
GLP-1/2 실험군에서 GLP-1, GLP-2 대조군과 비교해 지질다당질이 각각 48%, 32% 줄었고 간섬유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도 각각 62%, 57% 감소했다.
이용호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원인과 발생 양상이 다양해 단일 표적 치료제보다 다중 표적 치료제가 필요하다”며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아직 없는 만큼 이번에 발명한 단백질이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 성공을 앞당길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간학회 공식 학술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IF 17.425)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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