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이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허가를 받은 바이오젠 아두헬름과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젠도 아두헬름 임상4상 계획을 밝히면서 물러설수 없다는 각오를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2022년 1분기 내로 알츠하이머 신약 물질 ‘도나네맙’(Donanemab)의 승인신청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릴리가 투자자 대상 발표에서 향후 2년 내 출시를 추진할 5개 신약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릴리는 이전에도 도나네맙 승인 신청을 내년 중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임라인을 더욱 당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나네맙은 올해 초 발표한 2상 초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기도 했다.
도나네맙은 N3pG라는 변형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다. 릴리는 지난 7월 도나네맙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감소시켜 인지 저하를 늦춘다는 임상 2상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릴리 도나네맙이 등판할 경우 금년 6월 시장에 진입한 바이오젠의 항체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과 함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특히 릴리가 도나네맙을 아두헬름과 정면 대결시킬 계획을 공개, 두 회사가 치매치료제 시장에서 벌일 승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릴리는 임상시험에서도 대결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도나네맙은 아두헬름를 직접 대조하는 3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의 초기 결과는 내년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며 결과가 향후 도나네맙 대(對) 아두헬름 결과의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아두헬름이 허가과정을 비롯해 효능 및 약가 측면에서 지속적인 논란에 휩싸인 만큼 릴리가 승부수를 던져볼 만하다는 평가다.
먼저 아두헬름 허가 당시 FDA 자문위원 3명은 허가 결정에 반발해 사퇴한 바 있다. 아두헬름이 임상연구 2건에서 상충하는 결과를 나타냈는데도, FDA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능력 감소 속도를 낮추는 긍정적인 임상 결과만을 인정하고 신속 승인했기 때문이다.
비록 시판 이후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하는 4상을 추가로 진행하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논란을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약가 측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바이오젠은 아두헬름 약가를 1회 투여당 4312달러(한화 약 513만원), 연간 투약비 약 5만6000달러(6662만원)로 책정했는데, 허가 논란이 있는 약물에 걸맞지 않는 고가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아두헬름 허가 당시 지지 의사를 보냈던 미국알츠하이머협회조차 바이오젠 약가 책정에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이라며 등을 돌렸다.
이에 바이오젠도 내년 도나네맙이 허가될 것을 대비, 아두헬름 입지를 공고히 할 임상 4상 카드로 맞대응에 나섰다.
바이오젠에 따르면 4상에서는 1300명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18개월 간 경과를 관찰한다. 내년 3월 중 FDA에 최종 계획을 제출하고 5월부터 환자투약에 진입해 4년 내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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