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이나 환경 등의 복합적 원인으로 재발을 거듭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심한 가려움증과 긁힘으로 피부가 갈라지거나 비늘, 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97만2928명이다. 일반적으로 소아기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성인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19세 이하 환자수는 2016년 56만283명에서 2020년 49만3868명으로 약 12% 감소한 반면 20세 이상에선 같은 기간 38만3270명에서 49만45명으로 약 22% 증가했다.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20~46%가 중등증에서 중증 상태인 것으로 보고된다. 질환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은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경제적 부담을 야기한다.
수면을 방해해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상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하루 24시간 중 18시간 이상 가려움을 느끼는 환자가 42%, 통증과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는 77%에 달한다.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서 노동 생산성을 감소시키며 사회적 지위 하락을 초래, 결과적으로 환자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환자마다 다른 증상‧경과로 치료 어려움 겪는 ‘아토피 피부염’
재발이 반복되는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마다 각기 다른 증상과 경과를 보여 치료가 쉽지 않은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졌다. 치료는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 환자의 나이와 아토피 피부염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제의 선택이 달라진다.
경증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국소 스테로이드제 혹은 국소 칼시뉴린억제제를 활용한 국소 치료를 시행한다. 필요시 가려움증 조절에 도움을 주는 항히스타민제를 병합한다.
다만 아토피피부염에 있어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매개체는 히스타민 이외에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 효과와 역할은 제한적이다.
다양한 형태의 광선 치료도 가능하다. 급성기에는 UVA1, 만성기에는 NB-UVB가 가장 적합한 치료 파장으로 사용된다. 국소 제제, 보습제와 병행이 가능하며, 치료 초기에 함께 사용할 경우 급성 악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자외선은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염증 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매주 2~3회 규칙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이 같은 치료로도 효과가 부족한 중등증 이상의 환자는 전신 스테로이드제 혹은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 등의 면역조절제를 활용한 전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전신 스테로이드제는 단기적인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이 많고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반동 현상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에 의해 단기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
전신 면역조절제는 치료 반응율이 높지 않고 고혈압, 신장 독성, 간 독성 등의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약 3년 전부터 생물학적제제가 출시되면서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전문 치료의 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치료되지 않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고 얼굴, 목, 손, 발 등 노출 부위 홍조가 심해지는 사례가 보고된다.
10월 허가 JAK 억제제 유파다시티닙 ‘유효성‧안전성’ 확인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10월 5일 다른 기전을 지닌 표적치료제인 JAK 억제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가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린버크는 아토피 피부염의 병리, 징후, 증상을 유발하는 핵심 사이토카인들이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인 JAK1을 선택적으로 차단, 아토피피부염의 병변과 가려움 등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린버크 허가는 15mg 및 30mg에 대한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 2500여명 대상 제3상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유효성 및 안전성이 근거가 됐다.
단독 투여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MEASURE UP1, MEASURE UP2 연구에서 16주차에 EASI 75(습진 중증도 평가지수 75% 개선) 달성률은 15mg군에서 60~70%, 30mg 군에서 73~80%(위약군 13~16%)였다.
피부가 거의 깨끗해진 것을 의미하는 EASI 90 달성률 역시 15mg 군에서 42~53%, 30mg 군에서 59~66%(위약군 5~8%)였고, 효과는 52주까지 지속됐다.
동일 연구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수면 장애 등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가려움증 역시 효과적으로 해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주 차에 린버크 15mg군에서 42%~52%, 린버크 30mg군에서 60%(위약군 9%~12%)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가려움증 감소를 달성했다.
환자 비용 부담 증가…“신속한 급여 필요” 한목소리
린버크는 아토피피부염에 우월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의료기관에 방문해 지속적으로 주사제를 투여해야 하는 생물학적제제와 달리, 경구제이기에 약제 복용으로 일상 생활 속에서 보다 수월하게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출시 전부터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높은 비용이 치료의 장벽이 되고 있다. 조속한 급여로 환자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JAK 억제제 중 JAK1 선택성이 높고 임상데이터 상 유용성이 큰 린버크 급여 적용이 환자 입장에서는 절실하다. 급여 과정에서 보다 신속한 진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조은 중증아토피연합회 대표는 “현재 급여가 적용된 한 개 약제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들에 대한 다른 치료제가 필요하다”면서 “하루가 급한 환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서성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현재 한개 약제만 급여화 및 중증 난치성 산정특례 보험급여가 되고 있어 신약들의 빠른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모두 확보된 약제를 통한 환자들의 효과적 치료와 빠른 일상 복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