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올해 제약계 오너 2~3세 젊은 리더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제약산업 속에 미래 전략을 짜고 경영 능력을 평가받는 무대 위에 오른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을 필두로 일동제약, 삼진제약, 경동제약, 유유제약 등 국내 제약 오너가(家)의 경영 승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보령제약은 오너 3세 체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이사회를 갖고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를 보령제약 사장에 선임했다. 김정균 신임 사장은 1985년생으로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다.
지난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대우로 입사한 뒤 2017년부터 보령제약 등의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임기 동안 ‘조직문화 혁신 및 투명한 경영 체계 정립’, ‘신사업 역량 강화’,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 활동' 등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김정균 신임 사장은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수익 기반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정균 대표와 해외 사업을 맡고 있는 장두현 대표의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다.
일동제약도 지난해 12월 윤웅섭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3세 체제가 굳건해졌다. 윤웅섭 부회장은 일동제약 창업주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면서 윤원영 현(現) 회장의 장남이다.
윤웅섭 부회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KPMG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했다. PI팀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3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대표를 맡은 기간 동안 대사질환, 암 등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했으며, 최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나서는 등 R&D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공동 경영 체제를 이어온 삼진제약도 2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의환 회장 장남인 조규석 전무와 최승주 회장 장녀인 최지현 전무가 동시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71년생인 조규석 부사장은 미국 텍사스대에서 회계학 석사를 취득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이후 삼진제약에 입사해 경영 관리와 기획, 회계 업무를 맡아왔다.
최지현 신임 부사장은 1974년생으로 홍익대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진제약 입사한 후에는 마케팅과 홍보 업무를 총괄했다. 조 회장 차남인 조규형 상무와 최 회장 차녀인 최지선 상무도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조규형 전무는 기획·영업관리 업무, 최지선 전무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젊은 리더들의 성장으로 삼진제약은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와 함께 공동경영 전통도 계승해 나갈 방침이다.
경동제약도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작년 7월 창업주인 류덕희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류기성 대표가 부회장에 올랐다.
류기성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10년간 아버지와 함께 공동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었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석사 취득 후 2006년 경동제약에 입사해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으로 개발·마케팅·수출입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11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의약품 개발 및 판매와 성장 전략을 수립했고, 생산본부 및 연구개발(R&D) 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비슷한 시기에 유유제약도 오너 3세 단독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작년 5월 유승필 명예회장이 각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유원상 대표가 사령탑에 올랐다.
1974년생인 유 대표는 창업주인 고(故) 유특한 회장의 손자이자 유승필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메릴린치, 노바티스 등에서 근무한 뒤 2008년 유유제약에 상무로 입사했다.
유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해외 진출을 확대함으로써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안구건조증과 전립선비대증 연구개발에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과 공동연구 진행으로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등 총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너 2, 3세가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세대 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경영 능력을 평가를 받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기에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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