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내 병원사에 큰 획을 그었던 대기업 총수들이 영면 이후에도 의학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본인이 직접, 또 일부는 후대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국내 의학 발전과 의료인 자긍심 고취를 위해 굵직한 의학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기업이 설립했거나 운영 중인 병원은 삼성서울병원(삼성), 서울아산병원(현대), 아주대병원(대우), 인하대병원(한진), 중앙대병원(두산) 등 5개로 압축된다.(가나다 順)
물론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등 형태에 따라 실소유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릴 수 있지만 모기업만 놓고 보면 대기업이 출자, 설립한 병원들임에 이견이 없다.
이 중 무려 4곳이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상을 제정, 운영 중이다. ‘의료 시혜’라는 설립 당시 취지를 넘어 ‘의학 발전’이라는 한 차원 높은 사회환원을 실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의학상을 만든 곳은 삼성이었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1990년 학술, 예술 및 인류복지 증진에 공헌한 인사를 시상하기 위해 호암상(湖巖賞)을 제정했다.
물론 의학상만 단독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과학상, 공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과 함께 의학상도 시상 분야에 포함시켰다. 상금은 무려 3억원이다.
초대 수상자인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영균 명예교수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30명의 의학자들이 호암의학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서울아산병원 박승정 석좌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호암상 수상자 국적은 불문하지만 한국계 인사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지난 2008년 기초·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뤄낸 국내 의과학자를 발굴해서 격려하기 위한 ‘아산의학상’을 제정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3억원, 젊은의학자 부문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5000만원이 수여된다.
정몽준 이사장은 “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취약지 병원 설립을 통한 사회환원을 시행했고, 현재 재단 과제는 의학 연구를 통한 인류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의학상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아산사회복재단은 2011년 조성한 아산의학발전기금을 2012년 300억원의 규모로 확대해 아산의학상 시상 및 수상자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우재단은 최근 ‘제1회 김우중 의료인상’ 공모에 나섰다. 지난 2019년 83세의 일기로 영면한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의 족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故 김우중 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무의촌 지역에 병원을 설립하는 등 의료를 통한 사회공헌에 앞장 섰다.
생을 마감한 아주대병원 역시 자신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학교법인 대우학원 소속이다.
재단 측은 어려운 여건에도 그늘진 곳에서 인술을 베풀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참된 의료인 및 의료단체를 찾아 시상하기 위해 ‘김우중 의료인상’을 제정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헌신적인 의료활동을 통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인 1~2인,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보건의료인 1~2인 등 3~4인을 선정하고 오는 12월 9일 시상한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원을 각각 수여한다.
두산그룹은 2006년부터 젊은 의학도들의 연구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두산연강학술상’을 제정, 훌륭한 논문을 발표한 의학도를 대상으로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상금은 3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