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수첩] 3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는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데일리메디는 지난 1월 3일부터 4일까지 신년 인터뷰를 통해 여야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보건의료정책 청사진을 조명했다.
양 후보에게 던진 질문은 공공의료를 비롯해 원격의료, 9·4 의정합의 준수, 의사면허, 의료전달체계, 만성적인 저수가, 전공의 필수과 기피현상 등으로 하나 같이 민감한 이슈였다.
그리고 이들의 답변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긴장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우선 공공의료, 원격의료, 9·4 의정합의 준수 여부다. 공공의료 강화 움직임의 큰 골자는 의대 신설 및 공공의대 설립이고, 이는 원격의료와 함께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의 도화선이 됐던 이슈다.
여당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키로 했으나, 유력 대선후보들 생각은 묘하게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2월 31일 공공의료 확충 정책공약 발표 자리에서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이익단체 반대를 돌파할 전략’에 대해 “합의 및 토론으로 안되면 권한을 통해 관철할 것”이라고 강행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데일리메디와의 신년 인터뷰에서도 “‘현재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합의안을 존중하되,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지방에서는 의사와 간호사를 구하는 게 무척 어렵다고 들었다”며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의료인력난은 가중됐을 것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준비된 수급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의료를 위해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게 아니라 민간병원을 필요 시 원활히 동원할 수 있는 의료체계 확립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보건복지부 고위공직자의 ‘의료=공공재’ 발언으로 의료계가 화들짝 놀란 경험이 있는데, 이와 비견될 수 있을 만한 발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계류 중인 의사면허 취소 및 결격사유 강화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명 후보는 “중범죄자 전문면허 제한에서 특례를 요구하는 의사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마무리될 필요가 있다”고 통과 의지를 나타냈다.
윤석열 후보는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해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을 뿐 해당 의료법 개정안에 말을 아꼈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양 후보 공히 의료전달체계 왜곡에 대해 공감하고, 일차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역설했다.
전공의들의 필수의료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필수 의료인력 수련비용 지원, 지역 가산수가제 도입 등을 제시했고, 윤 후보도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의사인력과 비대면 의료는 그리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했듯 이코로나19 시국 의료계 총파업을 초래한 화두가 의대 정원 확대였고, 마찬가지로 지난 2014년 3월 집단휴진 도화선 역시 원격의료였다.
두가지 의료정책은 언제든지 의료계 전체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의료를 퇴보시킬 악법을 막고자 신발끈을 동여매고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예고된 가시밭길,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이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