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새해 벽두 전해진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여파가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의료기기 업계는 물론 제약업계까지 ‘혹시 우리는···’이란 심정으로 회사 곳간 상태를 점검하는 등 내부 단속에 부산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보듯 직원 한 명의 횡령으로 주식거래 정지 사태를 맞이할 수 있는 만큼 상장사들은 더욱 꼼꼼하게 재무상태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의료기기나 제약회사 등 보건의료 분야 대부분의 회사들이 오스템 사건 이후 자체적으로 자금운용 현황과 재무 상태 등의 긴급 점검에 나섰다.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대표가 직접 자금 흐름과 통장 잔고 등을 확인하거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부 회계사에 전반적인 상황을 진단받는 경우도 적잖다.
중견기업 이상은 자체 감사에 들어간 곳도 있고, 재무팀 인사를 단행하거나 별도 업무보고를 받는 등 곳간 재정비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개인 일탈이 불러온 파장의 크기 탓에 여느 횡령 사건보다 경각심을 갖게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 직원 이씨가 횡령한 금액 1880억원은 회사 자기자본(2047억 6057만원)의 91.81%에 달하는 수준으로 상장사 역대 최다 규모다.
회사 자본의 약 92%가 사라졌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회사 내 시스템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횡령 금액이 크기는 하지만 회사의 재무 상태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주식거래 정지로 피해를 본 주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액주주들과 법무법인은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위한 소송에 나섰다.
의료기기 및 제약업계는 이번 사건의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분위기다.
허술한 내부 통제 시스템과 불투명한 회계관리 시스템이 이번 횡령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각 회사들은 대대적인 점검 및 개선에 착수했다.
상장사의 경우 사업보고서·분기보고서 부실기재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재조명 되는 등 각종 보고서도 다시금 들여다 보는 회사가 늘고 있다.
한 의료기기 업체 대표이사는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이 동종업계에서 발생해 당혹스러웠다”며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부랴부랴 내부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재무관리를 하고 있지만 마냥 안심만 할 수 없음을 다시금 느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중견제약사 고위 임원은 “상장사의 경우 개인 일탈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오스템처럼 주식거래가 정지될 경우 심각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부 회계사에 의뢰해 전반적인 재무 관리시스템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며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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