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공복혈당 수치가 당뇨병 기준에는 미달되지만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된다면 대사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복혈당 수치는 125mg/dL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팀은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성인 1만3000명을 대상으로 공복혈당 수치와 대사질환 및 생활습관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당뇨병 연구분야 저명 학술지 ‘당뇨병 저널(Journal of Diabetes)’ 온라인 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결과 남녀 모두 공복혈당이 높을수록 비만, 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및 과음을 동반하는 비율이 일관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당뇨병 경계 범위인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되거나 혈당이 꾸준히 증가하는 사람은 안심해서는 안 되며 주기적인 혈당 검사를 통해 혈당을 조기에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병력이 없는 1만3625명을 공복혈당 수치에 따라 △90mg/dL 미만 △90~99mg/dL △100~109mg/dL △110~124mg/dL △125mg/dL 이상 집단으로 분류했다.
이들 집단의 비만, 복부비만을 동반한 비율을 분석한 결과, 공복혈당이 높은 집단일수록 해당 비율이 뚜렷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공복혈당이 90mg/dL 미만인 집단에서 비만한 사람의 비율은 27.2%였다. 그에 비해 90~99mg/dL인 집단은 38.3%, 110~124mg/dL인 집단은 55.2%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여성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공복혈당 90mg/dL 미만인 집단에서는 비만한 사람의 비율이 16.9%였다.
반면 90~99mg/dL인 집단은 26.8%, 110~124mg/dL인 집단은 51.5%로 공복혈당이 높아질수록 비만한 사람의 비율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지표 역시 공복혈당 수치가 높아지면서 악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공복혈당 증가에 따라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을 앓는 비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공복혈당 증가와 과음 습관과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공복혈당 90mg/dL 미만 집단에서 과음하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 20.8%, 여성 11.0%였는데 110~124mg/dL인 집단에서는 각각 38.6%, 11.9%로 증가해 과도한 음주가 혈당관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습관 가운데 운동은 공복혈당 증가와 관련이 없다고 나왔는데, 연구팀은 절주나 체중감량 없이 운동만 하는 것은 혈당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했다.
김영식 교수는 “당뇨병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복혈당 수치가 90mg/dL 이상이면 고혈압, 비만,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함께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혈당을 연속성 개념으로 접근해 혈당 증가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매년 혈당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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