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료기관 내에서 3D프린팅 의료기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FDA는 의료기관 3D프린팅 사용 지침 관련 초안 '3D Printing Medical Devices at the Point of Care'을 마련하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병원에서 수술 가이드를 위한 인공 뼈 혹은 이식 등을 위한 환자 맞춤형 장비를 3D프린터로 제조할 때 필요한 규제 내용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임플란트 제품이나 인공 장기 모형과 같은 제품은 모두 의료기기로 분류돼 허가 작업을 거쳐야 한다.
최근 들어 의료기관에서 이 같은 3D프린팅 관련 제품 사용 빈도가 늘어나자, 제품 출력을 병원에서 직접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이에 FDA가 관련 규정을 마련해 우선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FDA는 "3D프린팅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로 의료기관이 환자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적시에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며, 환자관리 및 치료 혁신을 이끄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가이드라인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FDA는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많은 미국 회사들이 공급망 붕괴를 경험했으며, 마스크나 비인두 면봉 등의 부품 생산을 위해 3D프린팅 기술이 사용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의료기관 내에서 3D프린팅 제품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해당 가이드라인에서는 의료시설이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3D프린팅 사용 허가를 받거나, 제조업체가 의료기관 내 제조 장치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아니면 의료기관이 직접 FDA 규정 요건을 준수해 자체적인 책임 하에 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끔 한다는 세가지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비록 현재로써는 논의 중인 내용이지만 의료기관 내에서 3D프린팅 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 규정을 마련한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진료현장에서 3D프린팅 제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보험 내에서도 급여 인정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국내 3D프린팅 전문기업 관계자는 “혁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FDA도 이를 인식하고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의료기관에서 3D프린팅 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무하는 작업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3D프린팅 제품이 의료기기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3D프린팅으로 출력한 인공장기를 수술 가이드로 사용해도 수술행위 내에서 수가만 가산될 뿐 제품 자체는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이러다 보니 의료 현장에서 3D프린팅 기술의 효율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폭넓은 활용이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환자 맞춤형 제품을 통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환자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의료계에서도 이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투입되는 기술과 비용을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면 사용이 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첨단 기술 도입으로 시장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한 인식 전환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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