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특허기술 수출이 제약바이오협회 집계 이래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GC녹십자렙셀, 제넥신, 레고켐바이오, 보로노이 등은 1조원 이상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새로운 기록 경신을 견인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특허기술 수출 건수는 11월 30일 기준 32건으로 평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제약바이오협회가 데이터북을 발간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한 2016년 이후 최다 건수다.
‘2021년 제약바이오산업 데이터북’ 집계 결과 제약특허기술 수출 건수는 지난 2015년 13건을 시작으로, 2016년‧2017년 각 11건, 2018년 13건, 2019년‧2020년 각각 14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28건을 달성한 데 이어 12월에 4건을 더 추가하면서 32건으로 마감했다.
규모 측면에서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특허기술 수출 계약 규모는 13조2000억원(계약 규모 비공개 기업 제외)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제약‧바이오기업 기술수출 규모는 지난 2018년 5조3700억원이었지만, 2019년 8조5200억원, 2020년 10조1500억원에 이어 올해 13조2000억원으로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단일 기록으로 1조원 이상을 따낸 사례도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개된 1조원 이상 규모의 제약특허 기술수출 건수는 4건이었다. 1조원 이상 기술수출의 경우 2019년 3건과 201년 2건을 제외하면 매해 1~2건에 그쳤다.
지난해 수출 중 최대 규모를 달성한 기업은 GC랩셀이었다. GC랩셀은 지난해 1월 미국 현지에 설립한 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 기업 아티바와 함께 미국 MSD(머크) 사와 약 18억6600만달러(한화 2조900억원) 규모의 고형암용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NK 세포치료제 3종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한 기업은 대웅제약이었다. 대웅제약은 국산 34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린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치료제 ‘펙수프라잔’(제품명 펙수클루정)의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 상해하이나와 38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4800억원, 중남미 4개국와 340억원, 중동 6개국과 991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P-CAB 계열의 원조인 HK이노엔 ‘케이캡’도 중국 뤄신과 주사제 수출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면서 맞불을 놨다. 다만 계약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1조원 클럽 4곳 중 3곳, '바이오 벤처' 약진
기술수출 경향성도 제약사 중심에서 바이오벤처 중심으로 점차 바뀌는 양상을 나타냈다.
2015년에는 제넥신을 제외하면 한미약품‧일양약품‧삼진제약‧비씨월드제약‧보령제약‧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등 기존 제약사들이 주로 기술수출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알테오젠과 제넥신을 비롯해, 이뮨온시아, 펩트론, 팬젠, 레고켐바이오, 툴젠, 와이바이오로직스, 바이오팜솔루션즈, 보로노이, 고바이오랩 등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기술수출 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1조원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한 기업 4곳 GC녹십자랩셀(현 GC랩셀), 제넥신, 레고켐바이오, 보로노이) 중 GC녹십자랩셀을 제외하면 모두 바이오벤처 기업에 속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1월 체코 제약사 소티오바이오텍와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총액은 약 10억2750만달러(1조2127억원)으로, 선급금 및 단기 마일스톤 2950만달러(348억원)와 상업화 9억9800만달러(1조1779억)원을 포함했다.
제넥신의 경우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봤다. 제넥신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KG바이오와 약 11억달러(1조2000억원) 규모로 GX-17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GX-17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KG바이오는 기술이전 계약 체결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2상 환자모집 및 투약에 돌입했다.
보로노이는 미국 피라미드바이오사이언스에 MPS1 타깃 고형암치료제 ‘VRN08’ 수출에 성공했다. 계약 총액은 8억4600만달러(1조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