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1회 투약비용이 5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항암제 킴리아주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급여 등재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동안 환자단체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급여화 요구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앞으로 남은 약가협상 절차의 귀추가 주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3일 열린 약평위에서 한국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인 킴리아주가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함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약제는 유한양행의 알레르기비염 치료제 나잘스프레이액과 유영제약의 골관절염 치료제 레시노원주 등 5품목이다.
킴리아는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및 B세포 급성림프성백혈병에 쓰이는 약제로, 다른 약제가 듣지 않는 혈액암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단 1회 투여로도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꿈의 치료제'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나 치료비용이 환자 1인당 5억원에 달하는 등 비용효과성 문제로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백혈병으로 아이를 잃은 참고인이 등장해 킴리아의 급여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개최된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킴리아에 대한 급여기준 설정이 결정되면서 건강보험 적용 관문이 열렸다.
그러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약가협상,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아직 밟아야 할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환자 및 보호자들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약평위를 앞두고 환자단체연합회는 킴리아의 약평위 통과를 요구하며 심평원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인권위도 지난 12일 "인권위에 제기된 진정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생명과 직결된 신약이 국민건강보험에 보다 신속하게 등재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특정 치료제의 급여기준은 전문 영역이므로 인권위가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이미 안전성이 검증되고 효능이 생명과 직결된 신약의 가격이 일반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범위에서 형성되는 문제점은 국가 차원에서의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약평위의 이번 급여 적정성 결정에는 이 같은 여론의 움직임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약평위는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DLBCL) 및 총액제한 적용을 조건으로 내걸어, 향후 약가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약평위 통과를 환영하며 “이제 정부 당국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협상, 건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후속 절차도 신속히 진행해 2~3개월 후에는 건강보험 급여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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