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 분야 역시 매머드급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세계 의료 분야 경영진의 미래 예측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의료 선진국 CEO들의 고견에서 국내 병원장과 헬스케어 기업 대표 등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호주,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의료업계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Healthcare CEO Future Pulse’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이번 설문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진료환경 및 의료산업의 급격한 변화와 그에 따른 대응 전략 등을 물었다.
설문 결과 ‘코로나19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한 경영진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신종 감염병 사태에 대부분의 경영진이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얘기다.
응답자 중 ‘본인의 의료조직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답한 경영진은 44%에 불과했다. ‘미래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응답도 41%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엄청난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97%에 달하는 응답자가 공감했다.
경영진은 인력양성이나 디지털 의료, 수술 위주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흐름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수립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통적이었다.
주목할 점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 의료 경영진 모두 ‘의료인력난’에 대한 고민 강도가 상당하다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영진의 의료인력 공급 부족 문제를 예의주시하며 해결책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설문에 참여한 의료 경영진 67%는 ‘병원이 의료인력 채용과 양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인력난에 직면해 있다’고 답한 경영진도 43%였다.
의료산업에서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의료서비스 중심에는 사람이 있는 만큼 그들의 존재는 경영진에게 여전히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의료인력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일찍이 무너졌고,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치료현장 의료인력 이탈이 가속화 되는 현상은 의료체계 붕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들 경영진 69%는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진의 업무부담 완화 측면에서 직원 요구 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고 답했다.
연구진은 “공급이 한정된 의료인력은 전세계 의료 경영진의 공통된 고민”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부담을 완화하고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의료 경영진은 다가올 혁신에 대비해 의료진에 대한 보상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4%는 ‘의료인에 대한 보상을 개혁하지 않고는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65%는 ‘본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인센티브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의료 경영진 대부분이 향후 5년 이내에 대대적인 혁신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한 만큼 그 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