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지난 연말 폭증하는 확진자로 병상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과감하게 전체 병상을 내놓은 중소병원들이 준비를 마치고 속속 전담병원 임무 수행에 나서고 있다.
다만 당시 대비 중증환자 비율이 많이 줄었고, 치료병상에도 다소 여유가 생기면서 이들의 결단이 조금은 빛바랜 모습이지만 언제 재현될지 모를 사태 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거점전담병원을 자청한 곳 상당수가 대한병원협회 임원들이 운영하는 병원이라는 점에서 국가 보건위기 상황에 대하는 병원계 리더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평이다.
실제 박애병원를 비롯해 베스티안병원, 혜민병원, 뉴성민병원, 남양주 한양병원에 이어 지난 달 9개 병원이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됐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체 병상을 내놓은 곳은 김포우리병원, 검단탑병원, 자인메디병원, 부평세림병원, 성남정병원, 강남병원, 다보스병원, 한림병원, 베드로병원 등이다.
이에 따라 통째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14곳으로 늘었다. 이들 병원은 중환자, 준중환자, 중등증환자 치료를 위해 3000여 개의 병상을 제공하게 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들 14개 병원 중 9곳이 대한병원협회 임원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한병원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영호 회장 병원도 포함됐다.
인천에서 500병상 규모의 한림병원을 운영 중인 정영호 회장은 지난 연말 방역당국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지정을 신청했다. 국가 재난상황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결단이었다.
한림병원은 지난 금요일(14일) 외래진료를 끝으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전환 공사를 위해 일반환자 진료 및 수술, 입원 등을 모두 중단했다.
공사를 거쳐 오는 2월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열고 코로나19 환자들 치료에 몰두하게 된다.
정영호 회장은 “거점전담병원 시스템을 가동하면 외래진료와 입원환자 동시 수용이 어려워 부득이 잠정 중단한다”며 “재난 극복을 위한 행보인 만큼 지역민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부회장 겸 사업위원장인 정영진 회장도 국가 보건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본인이 운영하는 강남병원 전체 병상을 선뜻 내놨다.
서울 지역 최초의 거점전담병원으로 주목 받은 혜민병원 김병관 원장과 부평세림병원 양문술 원장은 나란히 병원협회에서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김포우리병원 고성백 이사장과 정병원 정인화 병원장은 협회 상임고문이며, 남양주 한양병원 장진혁 이사장은 상임이사, 자인메디병원 류은경 이사장은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들 병원 중 일부는 이미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서 중증환자를 치료 중이고, 일부는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다.
다만 아무리 국가에서 거점전담병원에 대한 보상을 두둑하게 보전해 준다고 하더라도 향후 상황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건강검진 등 최소한의 수입원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14개 병원 중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병원은 거점전담병원으로서 확진자를 치료하더라도 건강검진센터 등은 정상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확실한 동선과 구획을 구분해 외래진료까지 수행하겠다는 병원도 있었다.
한 거점전담병원 원장은 “지난 연말과 상황이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최대한 빨리 공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래, 입원, 수술, 응급실 등 대부분의 기능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지만 건강검진센터 만큼은 문을 닫을 수 없어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