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 유바이오로직스와 셀리드 운명이 설 연휴 시작 직전 엇갈렸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운명을 가른 변곡점으로 대조백신과 파트너십을 꼽았다.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비교임상 3상 허가를 받았다. 반면 셀리드의 경우 2b상과 3상을 동시 신청했지만 지난달 27일 2b상만 허가를 받는데 그쳤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유코백(EuCorVac)-19’는 노바백스 및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과 같은 재조합단백질 플랫폼이다. 셀리드 백신 ‘AdCLD-CoV19-1’는 아스트라제네카 및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벡터 방식이다.
식약처의 이번 판단에는 ‘대조백신’ 확보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리드는 임상 2b상을 선진행하면서 3상에 쓸 대조백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식약처가 이를 용인하지 않았다.
의약품안전나라 임상시험 정보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 비교임상 3상에 쓸 대조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스제브리아주’를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과 같은 제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9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대조백신을 무상 제공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위탁생산을 진행해온 까닭에 백신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대조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유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등 여러 백신 개발 업체가 대조백신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정부도 대조백신 문제 해결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난제를 해외 파트너십으로 풀어냈다. 필리핀으로부터 대조백신을 제공받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유바이오로직스 춘천공장을 방문해 유바이오로직스 백신의 필리핀 공급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때 대조백신 제공에 대한 조율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과 유바이오로직스의 공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현지 제약사인 글로백스바이오텍이 유바이오로직스와 원액공급 및 단계적 기술이전에 대한 의향서를 체결한 데 이어 방글라데시 등과 함께 다국가 3상 참여 국가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에서 다국가 임상을 개시하고, 국내에서는 은평성모병원 등에서 성인 90여명 대상 3상 진행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8월경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상용화시킨다는 방침이다.
반면 셀리드의 경우 국제백신연구소(IVI) 손을 잡고 대조백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셀리드는 지난해 6월 IVI와 자사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임상시험 업무협약을 맺고 다국적 임상시험 진행 및 3상에 필요한 대조백신 확보에 관한 공조를 논의했다.
이후 셀리드는 대조백신으로 얀센 백신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백신 확보에 대한 결과를 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시도 중이고, 정부에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 중"이라며 "다만 대조백신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한국과 뉴질랜드를 포함 5개국 임상 2b상의 신속한 마무리가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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