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사' 대신 수술하는 '로봇의사' 최초 등장
美 존스홉킨스대,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 통해 '장문합 수술' 성공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미국 연구진이 사람 조종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수술용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눈길을 끈다.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의사가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이 사용되고 있으나 자율성을 탑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의사 기량에 상관 없이 균일한 수술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 악셀 크리거 교수팀은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STAR)’을 개발해 돼지 장을 봉합하는 장문합 복강경 수술을 수행하는데 성공했다.
문합술은 실과 바늘로 장기 두 부분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문합이 필요한 장기는 뼈처럼 단단하지 않고 물렁물렁하기에 반복적인 동작을 얼마나 정밀하게 하느냐에 수술 성공 여부가 갈린다.
STAR는 높은 정확도를 위해 시각 기능이 있는 전문 봉합기구와 3차원(3D) 내시경 같은 첨단 영상기기를 장착했다.
특히 수술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제어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는 매순간 모양이 바뀌는 장 조직을 촬영하고 판단해 로봇이 바늘을 찌를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게 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STAR는 총 118바늘 봉합을 시도해 그 중 20회만 인간에게 판단을 요구했다.
가짜 장 조직을 완벽히 꿰매는 데는 약 55분이 걸렸다. 사람이 로봇을 활용했을 경우인 32분보다 23분 가량 길었으나 봉합용 실 간격 편차는 2분의 1 수준으로 적었다.
STAR는 또 돼지 4마리를 상대로 이뤄진 수술에서도 86회 봉합 중 29회만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사람과 비슷했고 수술 후에 장 누출 압력과 연결성을 분석한 결과 외과의사가 진행한 수술과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돼지들은 수술 후 2주가 지나도 체중 변화와 같은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크리거 교수는 “STAR는 사람 개입을 최소한으로 수술 계획을 짜고 조정해 실행까지 하는 로봇”이라며 “로봇 문합은 의사 숙련도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정확하게 정밀한 수술이 이뤄지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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