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정부의 급여 적정성 재평가 대상 후보 약제가 선정됐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올해는 '셀트리온제약', 내년에는 '태준제약'이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최근 2022년과 2023년 기등재약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 의약품을 선정했다. 약제들은 오는 2월 24일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를 거쳐 최종 공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공식 발표에 앞서 윤곽을 드러낸 재평가 대상을 보면 처방 규모가 큰 품목이 포함돼 있다. 올해는 6개 성분, 내년에는 8개 성분으로 총 14개 성분이 심사대에 올랐다.
올해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약 성분 가운데 셀트리온제약 '고덱스'가 단일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은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고덱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47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에 쓰이는 고덱스는 국내 제약사 원외처방 실적 상위 10위권에 들어간다. 리보플라빈·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 등의 성분으로 유일한 제품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만약 급여 적정성 재평가로 급여 목록 삭제 조치를 받게 된다면 간장약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간장약에 쓰이는 또 다른 성분인 '실리마린'도 급여 적정성 재평가 이후 삭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간장약 성분이 연이어 재평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우르소데옥시콜산 성분의 우루사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루사는 대웅제약 대표 품목이다.
셀트리온제약은 '고덱스' 외에 티로프라미드 성분의 의약품인 '티프라'도 급여 재평가 사정(査定)을 피하지 못했다. 14억원 정도 처방되는 제품으로, 위장관에 있는 평활근 연축 운동이나 경련을 진정시키는 데 주로 쓰인다.
또한 내년에 진행될 급여 재평가 대상 목록에 오른 약제 가운데 '히알론산나트륨'이 가장 눈에 띈다. 2000억원대 처방 규모를 가진 점안제 성분으로, 올해 진행될 재평가 대상 약제 전체 원외처방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리딩 품목은 안과 특화 제약사인 태준제약 '뉴히알유니'로, 지난해 처방 실적은 213억원으로 확인됐다. 가뜩이나 약가인하와 잇따른 경쟁제품 출시로 위축된 점안제 시장에 의약품 급여 재평가라는 악재가 더해졌다.
뉴히알유니 외에 올해 급여 재평가 대상에 오른 품목도 처방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다. 위장약 성분으로 쓰이는 알긴산나트륨 성분의 '라미니지'는 작년 원외처방액이 97억원으로 집계된다.
두 품목만 합해도 처방 실적이 300억원이 넘어선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태준제약의 2020년 매출액은 개별 기준 1024억원이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품목들의 잇딴 급여 범위 조정 가능성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뉴히알유니 외에 휴온스메디케어의 '리블리스', 한미약품의 '히알루미니', 대우제약의 '히알산', 국제약품의 '큐알론', 휴온스 '카이닉스', 삼천당제약의 '하메론에이'도 모두 100억원대 처방 실적을 보유한 동일 성분 품목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 건정심 단계가 남아 있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급여 재평가 대상이 된다는 자체만으로도 제약사 입장에선 난감하고, 적정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재평가 기간 동안 급여 적용을 받은 품목들에 대한 환수 조치도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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