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진료를 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감염내과가 아닌 다른과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점이다. 수술이나 협진이 필요한 환자 발생 시 타과 협조를 얻어내기가 상당히 힘든 측면이 있는데 코로나19 환자는 무조건 감염내과가 봐야 한다는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3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환자 치료에 적극 협조해 온 명지병원 감염내과 조동호 교수는 "오미크론 급속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진 인식변화를 포함 방역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지배종으로 자리를 굳히며 신규 확진자가 5만명이 넘는 등 등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이다.
조동호 교수는 “과거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스페인독감 인플루엔자를 보면 형태는 바뀌어도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또한 오미크론 등과 같이 변이를 통해 여러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종식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변이 바이러스들은 하기도감염 즉, 폐렴을 잘 일으키는 중증 호흡기 질환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바이러스였다면 오미크론은 상기도감염을 많이 일으키고 전파율이 높다. 결국 확진자는 급격히 증가하지만 중증 비율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바이러스 특성에 맞춰 방역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환자 중 어느쪽에 집중할 것인가를 선택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모든 환자를 다 관리할 수 없다. 결국 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나머지 환자들은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방역체계를 갈아엎지 않으면 지금 방역을 담당하는 기관들은 과부화가 생기고 모든 시스템이 멈춰버리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급증…감염내과‧호흡기내과 아닌 타과 협조 필수”
조동호 교수는 "중증도는 낮지만 전파력은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며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진의 인식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코로나19 진료를 보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환자가 많아 체력적 소모가 컸던 것보다 감염내과가 아닌 다른과의 도움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신종 감염병이고 폐렴을 잘 일으키는 병이기 때문에 무조건 감염내과가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료진 상당히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른 병원도 마찮가지인데 감염내과나 호흡기내과에서 환자를 대부분 전담하고 있어 수술이 필요하거나 다른 과와 협진이 필요한 환자 발생 시 타과 협조 얻어내기가 상당히 힘든 측면이 있다”며 “벌써 코로나19 발생 3년을 맞이하고 있는데 아직도 그런 부분이 힘들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미크론 시대를 맞아서는 확진자가 급증할 텐데 그 중 어떤 사람은 심근경색, 뇌출혈, 맹장염 등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런 환자들은 다른 모든 의료진들이 1차의료기관 2차 3차 다 합쳐서 같이 볼 수 있는 인식의 변화가 생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동호 교수는 정부와 대선 후보자들에게도 정책 결정 시 현장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실제 정책들이 많이 발표되고 공문 형식으로 현장에 내려오는데 그 중 일부는 적절한 내용이지만 일부는 불필요한 행정수요만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현장 상황이랑 매치가 안돼 엇박자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의료진 뿐 아니라 보건소나 역학조사팀 병상배정팀 등 더 환자가 가까운 현장 의견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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