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의료계 일각에서는 원격의료가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을 유도해 지역의원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대형병원은 암이나 심장병 등 중증질환 수술 후 관리를, 의원은 고령층 위주 지역주민들 관리를 중점으로 접근법을 다르게 진행하면 된다.”
서울시에서 재택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오늘(19일) 조선일보와 한국원격의료학회가 공동개최한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 미래' 웨비나에 참석해 원격의료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 강남구 소재 하나이비인후과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재택치료 협력 병원으로 지정돼 지금까지 총 2338명의 무증상,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재택치료를 제공했다.
이상덕 원장은 “재택치료 환자 중 지금까지 62명의 환자가 건강하게 회복했으며 매일 300명 이상의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재택치료는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경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는 하루에 2번, 의사는 1번 정도 환자에게 전화해 상태를 확인한다”며 “우리병원은 영상통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직접 환자의 얼굴 상태와 움직임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단순 통화로 얻을 수 없었던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의료의 가능성과 장점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격의료 시행으로 환자들은 병원에 자주 방문해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 방문 최소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큰 기여가 된다”며 “또한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원격의료는 현재 존재하는 국내 의료서비스 불균형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형병원 중증환자-의원 지역주민 중심으로 역할 구분하면 해결 가능”
이 원장은 원격의료가 대형병원의 접근성을 낮춰 이미 취약한 국내 의료전달체계를 더욱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의원과 대형병원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형병원은 암이나 심장병 등 중증질환의 수술 후 관리를 중심적으로, 의원은 고령층 위주 지역주민들 관리를 중점으로 진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의료계 일각에서는 원격의료가 지역의원을 위협하고 대형병원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대형병원과 의원 간 원격의료 접근법을 다르게 진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원격을 통해 첨단의료를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원격 로봇 수술 등은 이미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많은 나라 대형병원에서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지역의원 의사는 고령층의 주된 병원 방문 이유인 감기, 비염 처방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원격진료를 통해 처방할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의료체계 왜곡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다만 장비 정확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비인후과같은 경우는 여러가지 내시경 장비들이 가정용으로 출시됐지만 아직 완벽하게 환자 비강이나 귀를 의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진료 발전을 위한 의료기기 개발은 이비인후과 뿐 아닌 전반적인 의료분야에 꼭 필요하다”면서 “환자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측정된 데이터는 반드시 병원 시스템과 연동돼 자동 전송되도록 하는 플랫폼 개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원격의료의 유망한 장래를 볼 수 있었다”며 “IT 기술 발달과 고령화, 전염병 확산 등으로 원격의료는 더이상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 의료계와 학계, 정부는 보다 진지하게 원격의료에 대해 논의해 미래 인류 웰빙을 위한 솔루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