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암 환자의 1년간 진료비 총액이 932만4610원이다. 반면 선행암 치료로 이미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은 후 다시 마주치는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환자는 5041만원을 진료비로 사용, 경제적 부담마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원장 한광협)은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 치료를 받은 후 유전적 손상으로 새롭게 발생하는 이차암인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에 대한 국내 현황을 발표했다.
보의연은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현황과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위험요인 분석’ 연구에서 국립암센터 암등록자료,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연계해 추적기간별, 성별, 암종, 치료별로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현황과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25종 선행암 환자 중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요법 치료를 받은 34만2875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추적 관찰,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의 발생 위험도와 환자 수를 파악했다.
이들 암환자 중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이 발생한 환자는 총 629명(0.18%)으로 절대적인 발생수는 적었다. 하지만 이 환자들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은 일반인구 집단과 비교해서 2.96배 높았다.
그 중 선행암 진단 후 5년 이내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선행암 진단 후 5년 미만에서 일반인구 집단 대비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이 17.4배나 높았다.
실제 환자 수는 총 408명이었다. 5년 이상에서는 발생 위험이 1.17배, 환자 수는 221명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암종 및 성별로 살펴보면,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이 발생한 환자 629명에서 여성 유방암 환자가 115명(18.2%)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에서 유방암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암종은 갑상샘암(54명)을 제외하고 난소암(27명), 악성림프종(20명), 형질세포종(20명) 순이었다.
암성은 악성림프종(48명), 폐암(36명), 간암(33명) 순으로 환자들이 많았다. 선행암에 대한 세포독성치료라는 특별한 병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남녀 모두에서 고령이 위험요인은 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경제적 부담을 확인하기 위해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환자들의 진단 후 1년 이내와 3년 이내 의료비용을 분석했다.
진단 후 1년 동안 1인당 진료비 총액은 5041만2061원, 3년 이내 평균 전체 비용은 6201만5873원으로 첫 1년에 진료비용이 집중됐다.
2015년 건강보험통계연보의 신규 암환자 1인의 1년 진료비 총액이 932만4610원임을 감안하면,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은 1인당 진료비용이 무려 5배 이상 높은 고액암인 것을 확인했다.
또 외래보다 입원진료의 비중이 높아 병상과 간호인력 등 진료비용 외의 의료자원의 소모가 심한 중증 혈액암의 특성을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홍준식 부교수는 “확인된 고위험군에서는 치료 후 5년간 추적 혈액검사 등을 충실히 시행하고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면 고위험 약제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보의연 이나래 부연구위원은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과 같은 예후가 불량하고 경제적 부담이 큰 암종은 무엇보다 조기발견과 예방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고위험군 환자들의 조기발견과 예방을 위한 코호트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