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결핵 치료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들 의료기관 방문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팀이 한국 결핵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결핵환자 의료기관 방문 및 치료 지연을 비교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핵심이다.
진단이 늦어져 치료가 지체될 경우 결핵균이 우리 몸속에서 천천히 증식하면서 신체 영양분을 소모하고 폐 이외 조직과 장기를 파괴한다. 나아가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김주상 교수팀은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민간·공공협력 결핵관리사업(PPM)에 등록된 결핵 환자 1557명 중 1~2월 신고된 724명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그룹(Before-pandemic group), 3~5월 신고된 833명을 팬데믹 그룹(During-pandemic group)으로 각각 분류했다.
연구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상관없이 기침, 가래, 열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결핵 환자들은 코로나와 무관하게 병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진단과 치료를 받는 데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그룹에서는 병원 방문 후 치료가 시작될 때까지 평균 4일, 코로나 펜데믹 그룹에서는 5일이 소요됐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서울, 수도권(인천·경기) 지역과 대구·경북 지역은 이 기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방문 및 치료 지연이 추가적으로 6~7일 더 발생했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에 5일 이상 진단 및 치료 지연 역시 그 이전과 비교해 1.26배 증가했다. 특히 폐 이외 침범이 나타난 환자들은 이 기간에 1.58배 더 높게 나타났다.
김주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 확진자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결국 결핵 환자가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자신의 질병을 숨기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여기에 의료기관의 방문 및 치료 지연까지 더해지면서 결핵의 조기 진단과 치료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정부와 의료진이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 온 결핵 퇴치 전략 목표 달성이 매우 위태로워진 상황”이라며 “코로나가 계속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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