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을 교육협력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가 처음으로 자대 출신 교수를 학장으로 맞는다.
27일 울산대의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18대 의대학장 선거 결과, 김승후 교수(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사진]가 신임 학장에 당선됐다.
울산대의대는 국내 의대 중 드물게 직선제로 학장을 선출한다. 770여명의 울산의대 교수 전원에게 투표권이 부여된다.
이번 선거에는 김 교수 외 서울아산병원 소속 교수 등 총 2명이 출마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신임 학장을 맡게 된 김 교수는 3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선거 16‧17대 학장을 역임한 채희동 교수(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는 이달 말 4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울산대 의대 89학번인 김 교수는 동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고 지난 2003년 울산의대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교직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울산대 의과대학 줄기세포 면역제어 연구센터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의과학 분야 선도연구센터(MRC)’ 지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지원된 연구비는 한국연구재단 94억, 서울아산병원 34억 등 총 128억원 규모였다.
울산대 의대 내부적으로는 첫 자대 출신 학장이 탄생한 것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동안 울산대 의대에선 줄곧 ‘서울대 출신’이 학장직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민병근 초대 및 2대 학장을 시작으로 김기용 前 학장(3,4대), 홍창기 前 학장(5,6대), 김원동 前 학장(7,8대), 前 박인숙 학장(9대), 前 이재담 학장(10,11대), 김기수 前 학장(12,13대), 송재관 前 학장(14,15대, 現 울산대의무부총장), 채희동 학장(16,17대) 모두 서울대 의대 동문이다.
김 교수는 16년만의 기초의학 교수 출신 학장이기도 하다. 역대 학장 중에선 이재담 前 학장이 유일하게 인문사회의학교실 소속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김 교수가 다른 교수들의 지지를 받은 배경에는 ‘울산대 의대 자체 경쟁력 강화’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전언이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의 한 교수는 “많은 교수들이 부속병원이나 교육협력병원과는 별개로 교육기관으로써 울산대 의대 성장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이런 점에서 김 교수의 당선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단기적인 과제는 채 학장과 송재관 의무부총장이 초석을 닦아둔 교육과정 개편을 잘 이끌어나가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대 의대는 2022년 예과 2학년부터 대대적인 교육과정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수업 일수를 줄이고 대신 매 학년 연구와 선택 과정 기간을 늘리며, 인문사회 영역의 교육과정을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에 걸쳐 배치한다.
채 학장은 최근 퇴임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우리 교육 과정 개편 완성은 울산대 의대 전체 가족들과 깊이 고민할 문제로, 이에 대한 대비와 준비가 향후 우리 의대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