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학병원에 근무하며 소진하지 않은 연차에 대해 보상비를 지급하라며 아주대병원 교수들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이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1일 병원계에 따르면 아주대의료원 교수 10명이 학교법인 대우학원을 상대로 낸 임금지급소송의 판결 기일이 다음 달 말일 예정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지만 최근 ‘불성립’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본안소송을 통해 판단을 내리게 됐다. 소송이 제기된 지 약 3년 만이다.
노재성 아주대의대 교수노조 위원장은 “이 사안에 대해 조정할 여지가 없었다. 또 양 측 모두 개별적인 조정이 법원의 판단이 나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교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승소와 패소가 아니다. 그동안 법적 미비의 영역으로 방치됐던 의대교수들의 연가보상비 지급 문제에 대해 기준점이 되는 판결을 얻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내달 법원 판결이 나오면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만이다.
병원계 또한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아주대의료원 소속 교수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병원 교수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 인제대 백중앙의료원 산하병원 소속 교수들 또한 연가보상비 지급과 관련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관련해 노동청은 유사한 사건인 아주대의료원의 판단을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노 위원장은 법정싸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입장차가 첨예한 사안인 만큼 2심은 물론 대법원까지 진행될 거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 2019년 아주대의료원 교수 10명은 ‘소진하지 않은 연차에 대한 보상비’를 지급하라며 학교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됐다.
보통 대학병원 교수는 진료 등으로 1년에 10개 안팎의 연차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교수들은 근로기준법을 적용해, 연 15일 이상의 연차를 지급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연차에 대해 보상비를 줄 것을 요구했다.
다른 단과대학 교수들과 달리 방학이 없기 때문에 의대 교수들의 연가제도는 근로기준법을 준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아주대의료원 교수들은 1인당 평균 2000만원의 연가보상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이 아니면 사립학교 교원임금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을 적용해야 한다. 만일 이 두 법이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면, 대학병원 교수들의 연차제도는 그야말로 법적 회색지대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며 법원 판결을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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