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정부가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와 대한의사협회의 갈등 해결사로 나서면서 이들의 오랜 분쟁을 끝낼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미용의료 플랫폼과 의사 단체 간 갈등을 '한걸음 모델'로 선정해 중재에 나섰다.
한걸음 모델은 이해관계자가 직접 참여해 신·구 사업 간 갈등 해결을 꾀하는 타협체다. 정부는 강남언니와 의협 합의에 직접 다리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강남언니와 의협 갈등에 대해서는 지난 4일 1차 회의를 열고 중재에 돌입했다. 법률 광고 플랫폼 갈등 중재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강남언니와 의협 뿐만 아니라, 법률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 등 플랫폼과 전문직 간 분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그동안 강남언니를 비롯해 바비톡, 여신티켓 등 미용의료 플랫폼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의협은 "미용의료 플랫폼도 의료 광고 사전 심의 대상에 포함해 규제해야 한다"면서 "불법광고 온상이 되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광고를 하려면 의협,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로 구성된 자율심의기구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하지만 미용의료 플랫폼은 의료광고 심의를 받지 않고 있다.
의협은 특히 환자를 유인, 알선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강남언니 홍승일 대표는 서비스 초창기 플랫폼 가입자에게 입점 병원 시술 상품 쿠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소개·알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가 올해 초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정부는 이미 합의된 5개 과제에 대한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해 올 상반기부터 관계부처 협의체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산업발전 기본법 등에 한걸음 모델 법적 근거를 포함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한걸음 모델로 논의 자체가 어려웠던 5개 과제를 공론화했고, 일부는 신산업 도입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한국갈등학회와 협력해 상생조정기구 운영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한걸음 모델 중립성을 높이고 직역간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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