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포지오티닙’에 대한 새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치료이력이 없는 환자 대상 임상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HER2 Exon20(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적응증에서 곧바로 1차 요법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약품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7일(현지시간) 유럽종양학회(ESMO)가 주최한 표적항암요법 학술대회(TAT)에서 포지오티닙 코호트4 연구의 안전성 및 효능 등 임상 결과를 구두로 공개했다고 8일 밝혔다.
코호트4 임상은 포지오티닙 제니스(ZENITH)20 임상 중 ‘치료 전력이 없는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포지오티닙 16mg을 1일 1회(48명) 또는 8mg 1일 2회(22명) 경구 투여한 뒤 효능과 안전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군의 객관적 반응률(ORR) 41%, 평가 가능한 환자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50%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군에서 최저 하한값은 30%로 나타나면서 사전 정의 하한값 20%를 넘겨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안전성은 다른 2세대 TKI 치료제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을 토대로 포지오티닙이 향후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1차요법까지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포지오티닙 시판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FDA에서 공식적인 리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문의약품 허가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른 FDA 허가 예정일은 오는 11월 24일이다.
스펙트럼이 신청한 시판허가는 제니스20 임상 중 ‘코호트2’를 기준으로 한다. 코호트2의 경우 코호트4와 달리 ‘치료 전력이 있는’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료전력이 있는 환자 대상 임상으로 받는 허가는 2차요법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치료전력이 없는 환자 대상 임상은 1차요법 진입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만큼 허가 이후 추가로 1차요법 진입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현재 스펙트럼과의 공조를 통해 포지오티닙이 11월 예정된 FDA 허가에서 성공적으로 승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아직 해당 적응증으로 허가된 치료제가 많지 않은 ‘블루오션’이다.
지난해 5월 얀센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이 FD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다케다제약 ‘모보서티닙’이 같은해 9월 허가 획득에 성공했다. 리브레반트는 국내에서도 지난 2월 화학요법에 실패한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리브레반트와 모보서티닙은 모두 2차 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다만 모보서티닙의 경우 현재 항암화학요법과 직접 비교하는 3상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향후 결과에 따라 1차 요법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엑손20 변이로 정식 허가받은 국산 치료제는 아직 전무하다. 다만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리브레반트와의 병용요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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