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헬릭스미스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와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실패했던 엔젠시스 3-1상 논문 성과까지 꺼내들면서 주주들 불만을 진화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김선영 대표가 과거 공언했던 ‘10월 중 엔젠시스 미국 3-2상 성공’이 현지 사정 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헬릭스미스는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VM202)의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적응증 임상 3-1상 관련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CTS’(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에서 2021년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논문 상위 10위에 들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지난해 1월 19일 발표됐고 같은 해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2021년 1분기 주요 임상 결과로 선정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임상 결과에 ‘실패’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비록 3-1b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3-1상에서 아쉬운 성적을 드러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논문을 살펴보면, 엔젠시스 3-1상은 5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엔젠시스 또는 위약 투여 후 9개월간 경과를 확인했다. 이중 약 101명의 환자는 관찰기간을 12개월로 연장한 임상3-1b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두 임상을 통해 전체적으로 엔젠시스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유효성에 면에서는 다소 엇갈렸다. 3-1상의 경우 위약 대비 유의미한 통증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반면, 3-1b상에서는 통증 감소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제약사 측이 실패한 결과가 포함된 임상 논문에 대한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헬릭스미스의 현재 상황이 지목된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 3-1상 실패 이후 장기적으로 소액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선영 대표가 직접 나서 주주들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을 꺼냈다. 올해 10월까지 미국 임상 3-2상에 성공하거나 회사 주가를 10만원까지 올리지 못할 경우 본인 보유분 주식을 전부 매각하겠다고 공개 천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공표한 10월이 약 7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임상 3-2상은 성공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계속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내 임상 진행이 더뎌진 까닭이다.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엔젠시스 3-2상은 첫 투여가 완료된 2020년 11월 이후 17개월 동안 참여 정원 152명 중 92명의 환자가 투여 완료했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추산했을 때 투여 완료까지 약 11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속도를 내도 2023년 초에야 투여를 마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 분석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김 대표가 공언한 ‘올해 10월 중 완료’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완전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성과 발표를 통해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임상시험 진행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헬릭스미스 측은 “올해 말까지는 톱라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7월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엔젠시스 3-2상에 대한 중간 평가도 있다. 신속성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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