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이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고 알려진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에 대해 결국 투약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진료권고가 나왔다.
또 근래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을 받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수출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부실드(틱사게비맙+실가비맙)’는 예방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6일 국립중앙의료원(NMC)·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국립감염병연구소는 '코로나19 진료권고안(버전 2.1)'을 공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권고안에는 렉키로나, 이부실드 등 항체치료제의 오미크론 치료·예방 효과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다.
렉키로나는 국내서 처음 허가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그러나 지난달 말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치료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국내 의료기관 공급을 중단키로 결정한 바 있다.
렉키로나에 대해 연구팀은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용량 내에서는 중화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돼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는 3월 현 시점,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시험관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 해당 성분 용량을 비변이바이러스(GR)를 중화시키는 용량의 1만배까지 증가시켜도 중화가 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델타변이의 경우, GR를 중화시키는 용량의 183배로 늘리면 바이러스 증식을 50% 억제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복합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는 지난해 말 FDA로부터 코로나19 노출 전 예방 투여 요법(PrEP)으로서 긴급 승인을 획득했다.
정부는 지난달 말 필요시 이부실드의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고 발표했고 현재는 도입의 필요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실드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반응을 기대할 수 없는 혈액암·신장투석·조혈모세포이식·HIV 환자 등의 면역저하자나 백신접종 후 심각한 이상반응을 겪어 백신을 더 맞을 수 없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부실드에 대해서도 "델타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는 입증됐지만 오미크론변이에 대한 감염예방 효과를 입증할 만한 자료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투여한 경우, 6개월 뒤에도 허가 적응증에 부합하고 여전히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면 6개월마다 재투여할 수 있다"면서도 "단 반복투여의 안전성·효과에 대한 임상은 이뤄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FDA 긴급승인 항체치료제 중 소트로비맙은 오미크론 효과 예상"
연구팀은 이외에도 FDA가 긴급승인한 항체치료제들의 투여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직 임상자료가 충분치 않고 일부는 특정 돌연변이에 취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근래 FDA 긴급승인을 받은 항체치료제는 ▲소트로비맙 정맥주사 ▲카시리비맙 + 임데비맙 병용 정맥·피하주사 ▲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 병용 정맥주사 등이 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내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금년 1월 우세종이 됨에 따라, 현재 기존 항체치료제 중 소트로비맙 단독용법만이 인정되고 있다.
소트로비맙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공동개발한 약이다.
연구팀은 "타 치료제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료효과가 현저히 낮은데 소트로비맙의 경우 이에 대한 효과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말 이 약물 사용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바 있어 아직까지 국내 허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에 따르면 소트로비맙 투여 환자 100명 중 4명에서 '델타크론'이라는 신종변이가 발견됐다.
투여 후 약 1~2주 만에 돌연변이가 생겨 항체 공격을 피하는, 이른바 내성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소트로비맙 외 나머지 두 병용 요법은 델타변이에 대한 중화효과는 인정받았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중화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