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환자안전과 국민건강 뿐 아니라 진료권까지 고려해보면 당연히 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까지 진료지원인력(PA) 시범사업에 포함된 것이 큰 문제다. 명백하게 의사가 해야 하는 행위가 왜 평가 대상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의견을 정리해 각 단체들에 제시할 것이다.”
제25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20일 ‘보건복지부의 진료지원인력(PA) 타당성 검증 사업 대응’을 주제로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해 이 같이 밝히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협이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시범사업에 ‘처방 및 기록’이나 ‘골수천자‧복수천자’, ‘복합드레싱’ 등 명백한 의사 업무까지 포함됐다는 점이다.
여한솔 대전협 회장은 “복지부는 혼란이 있는 업무 범위에 한해 논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처방 및 기록 같이 명확히 의사가 해야 할 업무도 포함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려 한다”며 “골수천자 등 이전에 논란이 돼 의사의 행위로 명확히 규정된 일부 행위 또한 평가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방 및 기록 같은 경우는 지금 수많은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인력들이 전공의 ID를 빌려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이를 두고 전공의 사이에서도 ‘편하다’, ‘불법 소지가 있다’ 등 의견이 나뉘는데 의사만 가능한 행위임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구 대전협 부회장도 “의료법이나 의료윤리 차원에서 봤을 때 반드시 의사가 수행해야 하고 복지부 자료에도 의사만의 행위로 분류됐음에도 진료지원인력이 수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시범사업에 포함된 행위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시범사업 목적 자체가 불분명한 업무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체계적 관리 및 운영을 위한 것인데 불분명하지 않은 범위까지 포함해 혼란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한솔 회장은 “그간 해당 문제에 대한 성명서나 보도자료 등 자료를 배포했지만 이에 그치면 안 될 것 같아 오늘 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며 “명백하게 의사가 해야 하는 행위가 왜 시범사업에 포함돼야 하는지 다시금 의견을 정리해 각 단체들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전공의 TO 인센티브 독단적 결정…전체 과정에 대전협 참여 필요”
또한 대전협은 보건복지부가 해당 시범사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독단적으로 ‘전공의 정원(TO)’ 문제를 인센티브로 내걸었다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 추가모집을 위한 재공고를 통해 ‘이행약정 체결 및 시범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에 한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의사로서 수련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관리 운영체계를 구축할 경우에는 전공의 정원 배정 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여 회장은 “해당 내용에 대해 복지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범사업에 잘 참여해준다면 그 부분에 대해 정부가 전공의들 TO를 배정할 수 있고 그러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정원 배분 문제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수많은 회의를 거치고 수련환경 등 여러 기준을 고려해 결정된다”며 “하지만 복지부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나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회 등 관련 단체와 아무런 논의 없이 해당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전협은 이번 진료지원인력 타당성 검증 시범사업 전 과정에 전공의협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의원총회에 참여한 아주대병원 고권 전공의는 “진료지원인력이 사라지면 분명 힘들어지는 전공의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업무가 전공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 있고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대전협은 해당 시범사업 시작부터 운영, 결과 평가 등 모든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